이수정 경기대 교수 라디오 인터뷰
"검찰,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는 정황 증거만 확보"
친모 석씨 휴대폰 포렌식... 혼외관계·출산 앱 나와
"출산 앱, 자가출산·제3장소 출산 가능성 있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12일 '구미 3세 여아 사건'의 피고인 석모(48)씨가 유전자(DNA) 결과는 인정하지만, 출산은 하지 않았다는 말에 "터무니없는 진술이 등장한 유례없는 재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석씨는 전날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서 외할머니가 아닌 친모로 밝혀진 DNA 결과만 인정했다.
이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석씨의 발언에 대해 "검찰 측에서 아이를 어떻게 출산했느냐 하는 증거 확보를 못 했다고도 볼 수 있는 것"이라며 "결국 터무니없는 진술이 등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교수는 "아마 친자라는 것까지는 재판부가 받아들일 개연성이 굉장히 높아 보인다"며 "혈액형이 같은 딸임에는 거의 틀림없다는 교차 일치하는 증거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검찰 측이 석씨가 어디서 어떻게 출산했는지 하는 사실관계를 정황적인 증거만 내세우고 있는 상황임을 지적했다. 하지만 검찰은 아이가 바꿔치기 됐다는, 즉 아이가 둘이라는 정황 증거 네 가지를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에 따르면 검찰 측이 제기한 네 가지 정황은 ①석씨와 혼인 외적인 성관계가 있었다는 남성의 진술을 확보했고, ②석씨의 휴대폰 포렌식 검사 결과 혼자서 아이를 출산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이 깔린 점, ③병원에서 아이의 체중이 200g 감소한 점, ④출산 직후 발목에 붙어 있던 아이의 띠지가 떨어져 있던 점이다.
이 교수는 "석씨의 휴대폰 포렌식 결과 그의 출산을 추정하는 증거로서, 비공식적으로 혼자서 집에서 아이를 낳는 법에 대한 정보가 가득 있는 출산 관련 앱을 휴대폰에 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앱을 쓸데없이 깔 리가 없다"면서 "병원에서 출산한 게 아니라 자가 출산이나 제3장소 출산이 있었을 것이라고 (검찰이)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병원에서의 아이 체중 감소 문제도 "병원에서 매일매일 아침저녁으로 아이의 체중을 잰다"며 "아이가 출산 직후에는 질병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체중이 절대 감소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25년형 구형된 석씨의 딸 김씨... 재판 쟁점 될 듯"
더불어 이 교수는 석씨의 큰딸 김씨에 대해서는 "현재 아동학대 치사의 주 책임자라는 재판 과정을 굉장히 순응하면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검찰에서 자그마치 25년형을 구형했는데, 그것조차도 충분히 반박하고 있지 않은 듯한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결국 김씨 입장에서는 내 딸이 아니고 엄마가 맡겨서 일정 기간까지 키워줬는데, 김씨에게 새로운 가정이 생기고 다른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면서 그 아이가 사망한 부분까지 책임져야 하느냐는 부분은 억울한 상황이 된 것"이라며 "그런데도 김씨의 (반박하지 않는) 부분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 언니가 동생을 돌보지 않은 것임에도 지금 아동학대의 책임을 딸에게만 물은 것"이라며 "언니가 동생을 돌보지 않은 책임을 25년씩 물을 수 있는 것인지, 그 부분도 앞으로 언니의 재판에서 쟁점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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