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2일 당내 부동산특별위원회(이하 특위)를 출범하며 본격적인 부동산 정책 손질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그간 '성역'으로 여겨졌던 종합부동산세ㆍ양도소득세 완화를 비롯해, 대출규제 완화까지 모든 선택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송영길 "양도세 중과 곧 시행... 부동산 세제 빨리 개편해야"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특위 첫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재산세가 다음 달 1일부터 부과되고,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율이 70%로 오른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빨리 결정을 해줘야 시장이 안정될 수 있기 때문에 (특위에) 빨리 논의하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재산세 부과 대상이 확정되고, 다주택자가 집을 팔 때 부과되는 양도세율이 75%(현재 최대 65%)까지 올라가는 만큼, 특위에서 논의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송 대표는 당대표 경선 당시 내놓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 90% 완화' 공약과 관련해서도 "(추진) 가능하다"고 했다.
김진표 특위 위원장은 부동산 세제와 대출규제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세제의 큰 원칙은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자'는 것"이라며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금융ㆍ세제 규제가 짧은 시간 내 반복해서 강화되다 보니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나 1주택 실수요자의 거래까지 막는 부작용이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생애 최초로 주택을 구입하는 무주택자에 대한 금융규제 완화는 물론, 실수요자의 거래를 가로막는 세제상 여러 문제를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투기 수요를 자극하지 않는 한도 내에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산세 과세기준 6월 1일 시행 前 '감면' 속도
실제 이날 회의에서는 △1주택자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완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완화 △임대사업자 기존 세제혜택 폐지 △대출규제 완화 등에 대해 위원들이 각자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위의 한 의원은 "그야말로 '백가쟁명'식 아이디어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일단 특위는 재산세 감면 대상을 현행 공시가격(시세 60~70%) 6억 원에서 9억 원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에 속도를 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세 시점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만큼, 이달 중순까진 감면안을 확정하겠다는 것이다. 특위 관계자는 "재산세 감면은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했다.
1주택자 종부세 완화는 '진통'... 靑, "신중해야" 제동
다만 종부세 완화는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현재 민주당은 1주택자 종부세 부과 대상을 현행 공시가격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높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기획재정부는 '종부세 강화 조치가 시행도 되기 전에 완화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종부세 완화에 대해 "과세 형평성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양도세 또한 마찬가지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특위가 세운 대원칙은 '실수요 1주택자 부담 완화'"라며 "양도세 완화는 이 원칙에 배치되기에 현실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이른바 '거래세(취득세+양도세) 완화론자'로 불리는 김진표 위원장 또한 "특히 양도세 (완화)는 잘못 손대면 시장에 '정부가 부동산을 확 푸는구나'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신중론을 견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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