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재선 의원 비공개 간담회]
위성곤 "조국 거론한 초선, 5적 아닌 의적"
유동수 "여당, 靑 정책 수행만 했다"
조응천 "민주당엔 '민주'가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어제 기자회견은 아쉬웠습니다. (임혜숙, 박준영 장관 후보자에 대해) 청와대와 별개로 우리가 결단을 내려야 합니다."
"'내로남불'에 대해 우리가 공식적으로 한번이라도 논의하고 반성한 적 있습니까?"
11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재선 의원들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터져 나온 목소리다. 전날 의원총회에선 말을 아낀 재선 의원들은 문을 닫아 건 자리에선 거침없이 발언했다. '문파'를 의식해 좀처럼 거론하지 못하는 '자성론'을 꺼낸 의원들도 있었다.
간담회에선 11명의 의원이 발언했고, 송 대표는 내내 발언을 받아 적었다고 한다.
"임·박·노, 결단 필요... 청와대와 별개로 가야"
도덕성 논란에 휩싸인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부터 도마에 올랐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박준영 해양수산부·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문재인 대통령이 강행하려는 기류를 민주당 지도부가 막아서야 한다는 얘기도 나왔다.
김병욱 의원은 "임 후보자는 여성 후보자라는 점에서 보호받아야 할 측면도 있지만 그럼에도 결단이 필요하다"며 "당 지도부가 대통령의 어제 기자회견 발언과는 별개로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진성준 의원은 "야당 협조를 구하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안 되면 강행처리를 불사해야 한다. 그러라고 (지난해 총선에서) 많은 의석수를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에 '민주'는 없었다" 쏟아진 소신 발언
4·7 재·보궐선거 패배 이후 수습 방안을 놓고도 격론이 벌어졌다. 친문재인계인 김종민 의원은 "당 지도부 중심으로 의견을 질서 있게 모아가야 한다"며 온건한 수습을 강조했다. 비주류인 조응천 의원이 반론을 폈다. 조 의원은 "민주당에 그간 '민주'가 없었다. '국민이 180석을 준 의미를 받들어 모신다'며 법안과 예산을 강행처리한 것 때문에 민주당이 오만하게 보였다"며 당 노선 수정을 요구했다.
위성곤 의원은 '조국 사태'에 대한 반성을 공개적으로 요구해 문파들에게 문자 폭탄을 받은 2030세대 초선 의원들을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위 의원은 "초선 5적이라고 하는데, 5적인지 당을 위해 반성한 의적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저는 그들이 의적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선 승리를 위해선 과거에 대해 분명하게 반성하고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정책 수행만..." 당청 관계 불만도
청와대가 주도해온 당청 관계에 대해서도 질책이 나왔다. 유동수 의원은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도 하나하나 따지지 않은 탓에 당이 청와대 정책을 수행하기 바빴다"고 했다. 송 대표도 호응했다. 문 대통령 임기 첫해인 2018년 최저임금을 16.4% 인상해 시장에 충격을 준 것,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의 소득주도성장론에 끌려다닌 점을 언급하면서다.
송 대표는 "국회의원 180여 명을 놓고 청와대 정책실장이 강의하듯 하는 것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의원들이 대통령실장을 앞에 놓고 (정책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에 여당 의원들이 휘둘리는 것을 바꾸고, 당 중심이 되는 대선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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