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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비판 금지' 금기 깨는 이상민·조응천... "성역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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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비판 금지' 금기 깨는 이상민·조응천... "성역은 없다"

입력
2021.05.12 08: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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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일부 ‘소신파’ 의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장관 인사 등 국정 운영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있다. 민주당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사실상 금기였는데, 4ㆍ7 재ㆍ보궐선거 참패 이후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임ㆍ노ㆍ박’ 옹호한 文 대통령 연설에 혹평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11일 국회에서 열린 송영길 민주당 대표와 재선 의원과의 간담회에서 김병욱 의원은 전날 문 대통령의 특별연설에 대해 “아쉽다”고 평했다. 문 대통령이 부적격 논란에 휩싸인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박준영 해양수산부ㆍ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3명을 옹호한 게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5선 이상민 의원도 10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국민 여론을 잘 아실 테니 거기에 맞추든지, 어떻게 하겠다든지 구체적으로 제시했어야 한다. 그런데 연설에서 그런 내용은 안 보인다”며 “기대에 못 미친다”고 했다. 그는 임혜숙ㆍ박준영 후보에 대해 ‘임명 반대’ 의사를 밝혔다.

문자 폭탄을 '장병 폭로'에 빗댄 文... 조응천 "논점 다르다"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한국일보 자료사진

조응천 의원 또한 문 대통령을 겨냥했다. 문 대통령은 10일 강성 지지층의 ‘문자폭탄’에 대해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당론과 당심이 한쪽으로 몰려가는 것이 가장 무섭다. 의견 획일화가 너무 심하게 나타난다”고 했다. 문 대통령 발언을 에둘러 비판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조 의원은 문 대통령이 문자폭탄을 병역문화 개선을 요구하는 군 장병들의 익명 제보에 빗댄 것에 대해 “논점이 다르다”고 반박했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 문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건 이례적이다. 그간 민주당에선 문 대통령은 결코 비판해선 안 되는 ‘성역’이었다. 문 대통령과 문 대통령이 의욕을 보이는 정책을 비판하면 강성 당원들의 무차별적인 문자폭탄이 쏟아졌다. 하지만 재·보선 참패 이후 분위기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내년 정권 재창출 여부가 불분명할 정도로 여론이 돌아선 상황”이라며 “ ‘문심’보다 민심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文心' 공략하는 與 잠룡들

지난 2월 28일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왼쪽)가 국회에서 열린 제2차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번 추경은 이낙연표 추경"이라고 말하자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개 숙여 답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지난 2월 28일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왼쪽)가 국회에서 열린 제2차고위당정협의회에서 "이번 추경은 이낙연표 추경"이라고 말하자 이낙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개 숙여 답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대권 주자들은 ‘문심’ 공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8일 광주에서 열린 지지 조직 ‘신복지 광주포럼’ 창립총회에서 “문재인 정부가 다 하지 못한 것을 새롭게 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했다. ‘문재인 정부 초대ㆍ최장수 국무총리’를 지낸 경력을 앞세워 친문 적자임을 부각하며 현 정부에 대한 발전적 계승 의지를 밝힌 것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도 11일 지지 모임인 ‘광화문포럼’ 기조 연설에서 국가 비전으로 ‘불평등 척결’을 기치로 내건 뒤 “그 길이 문재인 정부 성공의 길”이라고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도 문 대통령은 30%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권주자들 모두 이 지지율을 흡수해야 경선은 물론이고 대선 본선에서도 이길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준석 기자
조소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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