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업계, 모바일 앱에 경쟁사 카드 개방 추진
카카오페이 등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 의식 작용

게티이미지뱅크
이르면 올해 말부터 한 카드사의 애플리케이션(앱)에 다른 회사의 카드를 등록하고 결제도 할 수 있게 된다. 이미 여러 카드를 저장해놓고 쓸 수 있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에 맞서기 위해 카드사들이 '적과의 동침'에 나선 것이다.
1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 삼성, BC 등 7개 전업 카드사와 NH농협카드는 최근 카드사 모바일협의체 회의에서 각 사의 간편결제 서비스 개방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현재 카드사 모바일 앱은 자사가 출시한 카드만 저장하고 쓸 수 있다. 서로 다른 회사 카드를 3장 보유한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 카드를 쓰려면 3개 카드사의 모바일 앱을 모두 깔아야만 했다. 하지만 카드사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방하면 국민카드 모바일 앱에서 신한카드로 결제하는 게 가능해진다.
카드업계를 뭉치게 만든 요인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개방하고 빠르게 결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다. 모바일 앱에 자사 카드만 탑재하는 현재 구조를 유지했다간 전체 카드업계가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에 밀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동했다.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는 이미 카드, 계좌, 충전 등 여러 결제 수단을 한데 모아 소비자가 편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간편결제 서비스 개방 시스템은 이르면 올해 말 마련될 전망이다. 카드업계는 이 시스템 구축으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사용 고객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모든 카드사가 자사 모바일 앱에 경쟁업체 카드를 개방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모바일 앱에서 자사 카드보다 다른 회사 카드가 더 많이 사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모바일 앱을 개방했다가 자칫 경쟁회사만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전체 카드사가 참여할지는 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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