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이상 가둬 질식사… 살인 혐의 적용
몸집보다 훨씬 작은 44㎝? x 60㎝? x 23㎝
1심 징역 22년→2심 25년… 대법원 확정
9세 어린이를 여행용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성씨가 지난해 6월 3일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구속전피의자심문을 받기 위해 대전지법 천안지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동거 남성의 9세 아들을 몸집보다 훨씬 작은 여행용 가방에 7시간 동안 가둬 숨지게 한 40대 여성에게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살인과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성모(41)씨에 대해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성씨는 동거하던 남성 A씨의 아들 B(당시 9세)군이 자신의 친아들과 자주 다투자, B군을 집에 혼자 두고 1박 2일로 가족여행을 가거나 옷걸이나 주걱으로 폭행하는 등 상습 아동학대를 저질렀다. 급기야 지난해 6월 B군이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넣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성씨는 키가 132㎝, 어깨넓이가 34㎝인 B군을 가로 50㎝, 세로 71㎝, 너비 30㎝ 크기 여행용 가방에 3시간 이상 가뒀다가, B군이 반성하지 않는다며 더 작은 여행용 가방(가로 44㎝, 세로 60㎝, 너비 23㎝)에 4시간 동안 재차 가뒀다. 성씨는 B군이 "숨을 못 쉬겠다"고 거듭 고통을 호소하는데도, 두 친자녀와 가방 위에 올라가 뛰거나 드라이기로 가방 안에 뜨거운 바람을 집어넣기도 했다.
성씨는 재판 과정에서 "가방 위에서 뛰거나 뜨거운 바람을 넣은 적이 없다"며 "B군이 죽을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1심은 그러나 "B군을 가방에 가두는 행위가 생명에 충분히 위협이 되고 사망이라는 결과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걸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다. 성씨가 책임을 회피하거나 줄이려는 의도로 거짓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징역 2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성씨의 행동은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시도는커녕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악랄하고 잔인하다"면서 1심보다 무거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은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없었다"는 성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을 그대로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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