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 백신접종 본격 개시 일본
예약 접수 전국 지자체서 진행
전국 단위 예약사이트 없어 취약
고령자 대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이 본격 시작된 일본의 지자체 곳곳에서 예약 전화 쇄도, 인터넷 접속 폭주 등 혼란이 잇따르고 있다. 일본은 한국과 달리 백신 접종 예약을 중앙정부가 아닌 기초지자체에서 받고 있다. 현장의 혼란과 달리 일본 정부는 지자체에 7월 말까지 접종을 끝내라며 1일 100만 회 접종 목표를 내세웠다.
곳곳에 예약 전화 폭주... 불통
11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의 한 시민은 전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전화를 계속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연결이 되지 않아 시민들이 직접 시청에 찾아갔지만 감염 우려로 오프라인 접수를 받지 않으면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곳도 있었다. 반면 도쿄도 시부야구는 5월 접종 물량인 3만5,000명분의 인터넷 예약이 15분 만에 마감돼 시민들이 좌절했다.
일본은 지난달 12일부터 고령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으나 물량 부족으로 10일까지 대상자 총 3,600만 명 중 40만 명(1.1%) 접종에 그쳤다. 10일부터 본격적으로 백신 물량이 공급됨에 따라 이날부터 접종 예약을 받은 지자체가 많은데, 예약 전화가 폭주해 혼란을 빚은 것이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개혁장관은 11일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백신 공급에는 전혀 문제가 없으니 조금 느긋하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1,700개 지자체에서 각각 따로 접수 받아
각지에서 혼란이 발생한 이유는 접종 예약을 1,700여 개 시정촌(市町村ㆍ기초지자체)에서 각각 받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들 지자체는 전화와 인터넷 예약 시스템을 마련하고 접종쿠폰도 발송해야 한다. 고령자가 예약하려면 이 쿠폰을 받고, 동봉한 설명서에 기재된 전화나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예약해야 한다. 지자체별로 예약 접수를 시작하는 날짜나 접종 날짜가 모두 다르고 이를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사이트도 없다. 이렇다 보니 ‘예약 방법을 모르겠다’는 문의전화가 쏟아진다. 한국의 경우 인터넷 예약은 질병청이 개설한 사전예약 사이트로 일원화됐고, 지역별 전화접수 번호도 해당 사이트에서 한꺼번에 안내하고 있다.
현재 일본 정부는 관련 부처가 잇따라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7월 말까지 고령자 접종을 끝내라”고 독려하고 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7일 ‘하루 100만 회 접종’을 목표로 밝혔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은 제시하지 않았다. 아사히신문은 ‘1일 100만 회’ 목표가 실제 지자체 역량이나 의료진 수 등을 고려해 세운 목표가 아니라 7월 말 접종 완료를 위해 필요한 숫자를 “역산해 나온 수치”라고 지적했다. 후생노동성 간부들은 “솔직히 어렵다”는 분위기인데다, 전국 1,700여 지자체 중 700개 정도가 7월 말까지는 무리라고 답변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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