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자율주행 의심 모델S 사고 조사
수동운전 정황 잠정 결론… 머스크 유리
"빈 운전석 주행 가능 실험 성공" 주장도
분명 운전석에 탄 뒤 사고 직전까지 자리를 지켰던 운전자는 언제 뒷자리로 간 걸까.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은 정말 불가능할까. 미국 교통사고 조사당국이 파악한 결과 수동 운전 정황이 드러났지만 사고 뒤 운전석에 아무도 없었던 지난달 테슬라 차량 사망 사고의 미스터리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지난달 17일 텍사스주(州) 휴스턴 인근에서 벌어진 테슬라 모델S 차량 사고 조사 결과가 담긴 예비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서 NTSB는 동일 차종으로 주행 실험을 한 결과 사고 지점에서 해당 차량의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인 ‘오토파일럿’이 가동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살펴봤더니 자동 조향(操向) 기능이 동작하지 않았다는 게 근거다.
수동 주행 정황은 또 있다. NTSB는 차량 소유주 집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했더니 사고 차량 소유주(59)와 동승인(69)이 각각 차량 운전석과 앞 동승자석에 타는 장면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물론 아직 사고 원인이 확정된 건 아니다. NTSB는 “모든 측면을 다각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했다. 탑승자들이 모두 숨진 데다 사고 뒤 화재 탓에 차량 내부 데이터 저장소가 파괴돼 조사가 쉽지 않다는 게 NTSB 설명이다. 대안은 차량 속도, 에어백 작동, 안전벨트 착용 등 정보가 담긴 기록장치다. NTSB는 이 장치를 사고 차량에서 회수해 분석 중이다.
오토파일럿에 의한 자율주행 중 일어난 사고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건 사고 당시 사망한 두 사람이 각각 앞쪽 동승자석과 뒷좌석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테슬라 차량의 자율주행을 가능하게 하는 조건 중 하나가 스티어링휠(운전대)에 일정 압력이 걸려야 한다는 것인데 이 조건이 제대로 충족되지 않은 채 운행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왔다.
일단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는 모습이 확인됐고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만큼 테슬라의 사고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사고 차량의 스티어링휠이 변형된 것으로 밝혀지면서 충돌 순간까지 운전자가 운전석에 자리했을 가능성은 더 커진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표준적인 오토파일럿을 가동하려면 차선이 필요한데, 그 길에는 차선이 없다”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고 직후 주장에도 힘이 실리게 됐다.
하지만 의문이 모두 해소된 건 아니다. 미 컨슈머리포트(CR)는 “운전석에 사람이 없어도 자율주행이 가능하다는 게 실험으로 증명된 적이 있다”며 “운전자가 자리에 있는지를 감시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테슬라 차량에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고 순간까지 운전석에 있었을 가능성이 큰 운전자가 왜 사고 뒤 뒷좌석에서 발견됐는지도 석연치 않다. NTSB와 테슬라 측이 설명하지 못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미 경제 전문 매체 CNBC는 이런 유형의 사망 사고 조사는 통상 1, 2년이 걸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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