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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상품 계약한 투자자 보호 '첫날', 은행은 아예 판매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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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험 상품 계약한 투자자 보호 '첫날', 은행은 아예 판매 중단

입력
2021.05.10 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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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일주일 전에야 구체적인 규정 고지
은행권, 준비 시간 부족했다고 불만
판매 재개되겠지만 일선 현장 혼란 불가피

서울의 한 은행 개인대출 창구 모습. 뉴스1

서울의 한 은행 개인대출 창구 모습. 뉴스1

10일부터 원금 손실 가능성이 큰 고난도 금융상품 가입자에 적용되는 녹취·숙려 제도를 두고, 은행권은 준비 부족 때문에 관련 상품 90여 개의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제도 시행 일주일 전에야 구체적인 녹취·숙려 제도 규정을 알려 미리 대응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기업은행은 94개(중복 포함) 상품의 판매를 멈췄다. 판매 중단 상품은 대부분 상장지수펀드(ETF) 자산을 편입한 국내주식 파생형 증권투자신탁, 해외 채권 등에 투자하는 역외펀드로 금융당국이 이날부터 녹취·숙려 제도를 적용하기 한 고난도 금융상품에 해당한다.

고난도 금융상품 녹취·숙려 제도에 따라 원금을 20% 넘게 까먹을 수 있는 복잡한 상품에 가입한 투자자는 최소 2영업일 이상의 숙려 기간을 보장받는다. 투자자는 숙려 기간 이후 금융회사가 자체 설정한 마감 기한 내에 투자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계약은 자동 취소되고 투자금도 돌려받는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삼성 KRX300 1.5배 레버리지 증권투자신탁(주식-파생형)' 등 21개 상품, 신한은행은 '신한H2O글로벌본드증권투자신탁' 등 15개 상품의 신규 가입자를 받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 25개, 우리은행 8개, NH농협 17개, 기업은행 8개 등 다른 주요 은행도 판매 중단 상품이 적지 않았다.

은행권은 고난도 금융상품 녹취·숙려 제도를 대비하기엔 준비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입장이다. 녹취·숙려 제도를 적용받는 고난도 금융상품, 상품 판매 절차 등 은행권이 숙지해야 할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 규정'이 제도 시행일 일주일 전인 지난 3일 고지된 점을 문제 삼는다.

고난도 금융상품을 판매하려면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한 조항이 대표적이다.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고지 이후 일주일 만에 이사회 의결까지 완료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했다는 것이다.

이사회에서 결론을 내리면 고난도 금융상품 판매는 재개되나 당장 일선 현장에서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규 가입이 한시 중단된 상품들은 이사회를 열어야 다시 소비자에 내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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