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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문재인 정부 ‘검찰 황태자’에서 피고인 전락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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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윤, 문재인 정부 ‘검찰 황태자’에서 피고인 전락 위기

입력
2021.05.10 22:3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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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법대 동문 문 대통령과 노무현 정부서 인연
현 정부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검찰국장 승승장구
추미애 장관 때 윤석열과 대립각… 檢 내부 신망 잃어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문재인 정부의 ‘검찰 황태자’로 불리던 이성윤(59) 서울중앙지검장이 10일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로 '피고인'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다. 이 지검장은 이날 열린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에 직접 출석해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고 항변했지만, 압도적 차이로 공소제기 권고가 의결돼 오히려 그의 혐의가 짙다는 인상만 남겼다.

검찰 내 비주류로 분류됐던 이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승승장구했다. 정권 교체 직후인 2017년 7월 단행된 인사에서 '예상을 깨고' 검사장으로 승진한 이 지검장은 검찰 핵심 보직인 대검 형사부장과 반부패강력부장을 거쳐 2019년 7월 검찰 내 ‘빅3’ 자리인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 수사를 밀어붙이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지난해 1월 그를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장 자리에 앉혔다. ‘적폐수사’를 진두지휘했던 윤석열 전 총장이 조국 전 장관 수사로 정권과 척을 지면서, 자연스럽게 현 정부 ‘검찰 황태자’는 이성윤 지검장이란 말이 나왔다.

이 지검장이 승승장구한 데에는 나름 이유가 있었다. 그는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사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장을 맡아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문재인 대통령과 호흡을 맞췄다. 문 대통령의 경희대 법대 후배라는 점도 좋은 인연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법조계는 보고 있다.

이 지검장은 서울중앙지검장에 취임하면서 ‘시대 정신’을 강조하며 '친정부' 성향을 드러냈다. 특히 ‘검언유착’ 의혹 사건, 울산시장 선거의 청와대 개입 의혹 사건 등 정권이 부담스러워하는 사건 수사 및 처리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끊임 없이 대립각을 세웠다. 여권 및 청와대 입맛에 맞게 사건을 몰고 간다는 평가가 높아지면서, 후배 검사들의 신망을 잃어 갔다. 지난해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에선 직속 참모인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들이 이 지검장 사퇴를 건의하기도 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 취임 후에도 그의 상승곡선은 계속되는 것처럼 보였다. 박 장관 취임 후 단행된 첫 검사장급 인사에서 당시 신현수 민정수석의 교체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지검장은 계속 자리를 지켰다. 올해 3월 윤 전 총장이 사임한 후 차기 검찰총장 유력 후보로 이 지검장이 거론됐던 것도 그의 위상을 잘 보여준다.

이 지검장 입지가 흔들리게 된 결정적 계기는 수원지검의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 사건' 수사였다. 당시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및 법무부의 위법적인 출국금지 조치를 취했다는 의혹에서 출발한 이 수사는 2019년 수원지검 안양지청 수사팀이 대검에서 수사외압을 받았다는 의혹으로 확산됐다. 수원지검 수사 초기 검찰 소환을 네 차례나 거부하던 이 지검장은 고발장이 접수돼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자 해당 사건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로 이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배수진을 쳤다. 한 지방검찰청 고위 간부는 “수사는 증거와 진술에 따라 결대로 가야 하고, 그에 어긋나면 탈이 난다”면서 “정권 입맛에 맞게 사건을 처리했던 정치검사의 말로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평가했다.

안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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