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HI★초점] 연예인 돈 자랑, 진짜 문제는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HI★초점] 연예인 돈 자랑, 진짜 문제는

입력
2021.05.10 20:12
0 0
SBS '집사부일체'의 출연진이 비의 집을 방문했다. 방송 캡처

SBS '집사부일체'의 출연진이 비의 집을 방문했다. 방송 캡처

"돈 자랑은 사적인 술자리에서나 했으면 좋겠어요."

SNS와 각종 방송 프로그램에서 스타들의 재력 과시가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 속에나 등장할 법한 으리으리한 집부터 값비싼 외제차, 명품, 돈다발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그야말로 '그사세(그들이 사는 세상)'다.

관련한 SNS 속 게시물에는 '좋아요'와 댓글이 수없이 많이 달리고, 방송 후에는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올라온다. 이를 향한 대중의 시선이 늘 따뜻한 것은 아니다.

스타들의 돈 자랑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한다. 럭셔리한 집과 물건이 한두 번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오지만, 이와 관련된 콘텐츠들을 수없이 접하게 되면서 자신과 연예인을 비교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자신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는 게 힘든 사람들이 많은데 돈 자랑을 하는 걸 보면 화가 난다"는 글을 남겼다.

물론 반대 의견도 많다. 힘들게 번 돈을 자랑하는 것도 개인의 자유라는 게 지배적이다. SNS는 법과 제도가 허용하는 테두리 내에서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부 네티즌은 스타들이 올린 부(富) 과시 콘텐츠를 통해 대리 만족의 기쁨까지 얻는다고 말한다.


한다감이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랜선 집들이를 진행했다. 방송 캡처

한다감이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에서 랜선 집들이를 진행했다. 방송 캡처

문제는 프로그램의 취지와 큰 연관성이 없는 재력 콘텐츠를 생산해내는 방송이다. 주요 포털 사이트들을 통해 공개되는 소개글에 따르면 KBS2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연예계 소문난 맛.잘.알(맛을 잘 아는) 스타들이 혼자 먹기에 아까운 필살의 메뉴를 공개, 이 중 메뉴 평가단의 평가를 통해 승리한 메뉴가 방송 다음 날 실제로 전국의 편의점에서 출시되는 신개념 편의점 신상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신상출시 편스토랑'은 새로운 편셰프들이 등장하면 '필살의 메뉴' 혹은 '편의점'과는 관련 없는 집을 보여준다. 한다감은 랜선 집들이를 통해 한옥 친정집을 소개했고, 그의 아버지는 "대문이 집 한 채 값"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 외에도 박정아 전혜빈 등의 수많은 편셰프들이 집을 공개했다. 럭셔리한 집을 본 출연진은 "뷰가 최고다" "집이 진짜 좋다" 등의 감탄사를 연발했다.

SBS '집사부일체'도 비슷했다. '집사부일체'의 소개글에는 '물음표 가득한 청춘들과 마이웨이 괴짜 사부들의 동거동락 인생 과외'라고 쓰여 있다. '인생 과외'가 초점이지만, 때때로 럭셔리한 집들과 그 집을 보며 감탄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화면을 채웠다. 럭셔리한 집이 사부의 과외와 연관돼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집사부일체'에 스타의 으리으리한 집이 나오면 기사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한 번 더 부각된다. 이에 한 네티즌은 "프로그램이 산으로 가는 듯하다"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비슷한 이유로 많은 네티즌들이 예능 프로그램들을 향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SNS에서는 스타의 게시물이 보기 싫다면 그의 계정을 팔로우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나 방송은 다르다. 내용을 미리 알 수 없기 때문에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는 콘텐츠만을 보고 싶어 하는 이들도 스타들의 재력 자랑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사랑으로 유지된다. 따라서 롱런을 바란다면 대중의 의견을 귀담아들어야 한다. 모두가 힘든 시기, 재력 과시 콘텐츠를 향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방송가의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정한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