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긴급이사회 열고 '비대위' 체제 전환
경영 쇄신책 마련해 소유와 경영 분리 목표
'불가리스 논란'을 야기한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경영 쇄신을 추진한다.
남양유업은 7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해 이 같은 방침을 논의했다고 10일 밝혔다. 세종공장의 정재연 공장장(부장)이 비대위원장을 맡아 세부 위원들을 구성할 예정이다.
비대위는 경영 쇄신책을 마련하고 홍원식 회장 등 대주주에게 소유와 경영 분리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 홍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지분을 매각하지 않아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남양유업의 최대 주주는 홍 회장(51.68%)으로, 부인인 이운경씨(0.89%)과 동생 홍명식씨(0.45%) 등 총수 일가의 지분을 모두 합치면 53.08%에 달한다.
홍 회장은 지난 4일 "자식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며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이에 앞서 홍 회장의 장남인 홍진석 기획마케팅총괄본부장(상무)은 회삿돈 유용 의혹까지 불거져 지난달 보직해임됐다. 앞서 3일 사임을 표명한 이광범 대표이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후임 경영인 선정 때까지 자리를 유지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한 심포지엄에서 불가리스 제품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연구가 동물·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불매운동이 일었고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까지 받게 됐다. 남양유업 세종공장에는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사전통보됐다.
비대위 전환 후에도 남양유업이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폐쇄적 지배구조에서 벗어나려면 홍 회장의 지분 매각이 선결 조건인데 남양유업이 이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낙농가·대리점주 손실 보상 방안과 남양유업을 이끌 외부 경영인 영입도 풀어야 할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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