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무소속 의원이 10일 국민의힘 복당 절차를 밟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해, 당을 떠난 지 1년여 만이다. 막말 논란 등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홍 의원 복당에 반대하는 내부 여론이 만만치 않다. 다음 달 전당대회를 앞둔 국민의힘에 '뇌관'이 될 가능성이 크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당으로 돌아가야 할 때가 됐다. 절차에 따라 복당 신청서를 쓰고, 심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탈당 후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된 그는 "지난 21대 총선 과정에서 부득이하게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밖에서 머문 지난 1년은 제 정치 역정과 부족함을 되돌아보는 깊은 성찰의 시간이 됐다"고 말했다.
복당을 공식 선언한 홍 대표지만 최종 결정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당장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홍 의원 복당에 대한 반대 의견이 적지 않다. 당권 도전이 유력한 초선의 김웅 의원은 홍 의원을 겨냥해 "선배님의 말 한마디가 우리 당의 이미지를 폭락시켰던 경험이 너무나도 생생하다"면서 "시들지 않는 조화로 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홍 의원도 "부디 자중하라"고 받아쳤다. 복당 기자회견에서도 홍 의원은 "초선 상당수는 제가 어떤 사람인지 잘 모를 것"이라며 "막말 프레임으로 반대하는 여론은 대세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과 정치를 함께했던 중진 의원 상당수는 복당을 반긴다. 2017년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로 나섰던 홍 의원의 경쟁력이 향후 대선 레이스에서도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이날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한 주호영 전 원내대표는 "다음 대선 승리로 가기 위해선 대통합이 필요하다는 원칙이 있다"며 홍 의원 복당에 사실상 찬성 의사를 밝혔다.
홍 의원의 복당 절차는 먼저 서울시당 당원자격심사위 심사를 거쳐 중앙당 최고위(비대위) 의결을 통해 이뤄진다.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고 있는 김기현 원내대표에게 일단 공이 넘어왔다. 다만 김 원내대표는 10일 '바른소리 청년국회' 외교통일 정책 간담회 참석 후 취재진에게 "(홍 의원 복당은) 급한 문제가 아니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자칫 홍 의원 복당 이슈가 내홍으로 번지는 상황은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홍 의원 복당은 전당대회 전까지 안하는 걸로 방침을 정했다"며 "권한대행의 위치에서 복당논의를 이끌기가 어려워 새 당대표가 취임한 뒤로 논의를 미루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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