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페트병으로 티셔츠 만드는?
?친환경 리사이클링 패션 기업?
?향토 천재 화가 이인성 작품과 콜라보레이션
“이게 정말 페트병으로 만든 섬유인가요?”
대구 남산동에 있는 50년 전통의 메리야스 공장. 문을 열고 들어가니 화려한 티셔츠가 눈길을 끈다.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제품들이다. 눈으로 봐도 만져봐도 재활용 제품이라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오히려 고급스워 보였다.
‘천우섬유’는 최근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링 티셔츠를 출시했다. 50년 전통의 메리야스 전문생산업체가 친환경, 리사이클링 제품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천우섬유 박재용 대표와의 일문일답을 나누었다.
-버려진 페트병이 티셔츠로 변신한다는 게 놀랍다.
플라스틱 산더미, 미세 플라스틱 등 플라스틱으로 인한 지구 환경 오염문제는 나만의 고민만은 아닐 것이다. 녹색환경운동연합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기업인의 시각에서 지속 가능한 친환경 패션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섬유산업은 사실 환경오염이 발생한다. 옷을 염색하면 물이 오염된다. 때문에 환경을 생각하면 염색 옷은 좋은 제품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소에서는 물 없이 염색할 수 있는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작은 노력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아픈 지구를 회복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서 친환경 패션에 관심이 많다.
- 어떤 티셔츠인가.
이번에 생산한 티셔츠는 대구의 천재 화가 이인성 작품을 디지털텍스타일프린트(DTP)로 재현한 콜라보레이션 업사이클링(업데이트와 리사이클 합성어) 패션이다. 재활용 제품이지만 향토 작가의 작품을 소재로 해서 고급이미지를 살리고자 했다. 이번 티셔츠 출시를 계기로 환경과 문화운동을 결합시켜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할 계획이다.
- 페트병 재활용 티셔츠의 제작 과정이 궁금하다.
우리가 사용하는 많은 섬유 제품은 석유에서 뽑아내는 폴리에스테르로 페트병도 같은 재료로 만든다. 생수통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은 무색이기 때문에 재활용하기가 좋다. 플라스틱 재생 공정은 먼저 분리수거한 페트병의 라벨과 이물질을 제거한 후 세척 과정을 거친다. 이후 잘게 부수는데 이를 섬유의 원료가 되는 ‘플레이크’라고 한다. 플레이크를 녹여서 실을 뽑아낸 후 재활용 섬유를 만든다.
- 페트병이 결국 옷을 만드는 섬유란 말인가.
우리나라는 그동안 재활용 기술력의 부족으로 외국에서 연간 2만2,000여 톤의 재활용 페트병 원사를 수입했다. 최근 국내 대기업이 기술력을 확보, 재활용 원사로 제품 생산이 가능해졌다. 시민들이 페트병을 잘 분리해서 모아주면 내수뿐만 아니라 외국 수출도 가능할 것이다. 결국 재활용 산업은 소비자들이 얼마나 분리수거를 잘하느냐가 관건이다. 요즘은 기업에서 라벨 없는 생수통 출시 등 분리 배출이 용이하도록 돕고 있다. 기업과 시민이 관심을 갖고 합심하면 우리나라가 재활용 사업에 선두가 될 것이다.
- 소비자의 반응은.
최근 돈을 좀 더 들이더라도 리사이클링,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우리 제품은 현재 인터넷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데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다. 그렇지만 중국산이나 동남아산 저가 제품이 많은 국내 패션산업 환경에서 중소기업은 비싼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려면 판로개척 및 홍보에 어려움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수출 전망은 밝다. 전기자동차처럼 정부와 지자체에서 지원하면 큰 힘이 될 것 같다.
- 생각보다 비싼 것이 문제인가.
그렇다. 재활용품 수거·세척 등 사전 비용 발생으로 일반제품보다 약간 비싸다는 것이 흠이다. 아직은 홍보 부족으로 취급 매장이 적어서 소비자가 쉽게 접근, 이용하기가 힘들다는 것도 단점이다.
- 기업을 하면서 친환경 패션으로의 전환이 쉽지만은 않은 것 같다.
업사이클링 패션은 버려지거나 쓸모없는 소재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다는 의미로,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지구를 지키자는 환경경영의 움직임이다. 소비자들에게 거부감이 없는 티셔츠를 시작으로 해서 요가복, 파자마, 운동복 등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리고 앞으로 모든 제품을 친환경, 리사이클링을 적용·제작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친환경 제품으로 일자리 창출 등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할 계획이다.
- 환경적 측면에서는 장점이 많을 것 같다.
버려진 자원을 재활용해서 폐기물을 줄이고 효율적 자원 활용으로 환경을 보호하는 것이 장점이다. 기업의 친환경 리사이클링 제품 생산은 세계적인 추세다.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환경경영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페트병 재활용 원사는 플라스틱 폐기물과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 대표적인 지속가능한 소재다. 리사이클링 시장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탄소배출이 전 세계 8위로 환경오염문제가 심각한 수준이다.
- 천우섬유의 기업 활동은.
영국 스포츠 브랜드 슬레진저와 다양한 캐릭터 이너웨어 및 패션 제품을 전국 백화점, 마트 등에 공급하고 있다. 2018년에는 땀이 차지 않는 특허 받은 남성 기능성 팬티 ‘고따부따’를 온·오프라인에서 판매,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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