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사상 처음 형제간 선발 투수 맞대결이 성사됐다. 경기를 압도하는 투수전은 나오지 않은 채 짧게 끝났지만 두 선수 모두 오랜 시간 2군에서 머물다 어렵게 기회를 잡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결과는 형이 동생에 판정승을 거뒀다.
SSG 김정빈(27)과 키움 김정인(25)은 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1 KBO리그 SSG와 키움의 더블헤더 2차전에서 각 팀의 선발 투수로 나섰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미세먼지 취소 등 변수로 인해 선발 로테이션에 변화가 생기면서 형제 맞대결이 성사됐다”면서 “KBO리그에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 축하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형 김정빈은 3이닝 동안 70개의 공을 던지면서 무실점(2피안타 5사사구)으로 막았다. 두 차례 만루 위기가 있었지만 2회에는 2사 만루에서 삼진으로, 3회에는 무사 만루에서 뜬공 2개와 삼진으로 막았다.
동생 김정인도 같은 3이닝을 막았지만 76개의 공을 던지면서 홈런 포함 3피안타 2볼넷으로 3실점했다.
마침 이날은 형제의 아버지 김재성씨가 환갑을 맞은 날이었다. 김정빈은 “아버지는 정인이를, 어머니는 나를 응원하셨다”면서 “선발 맞대결 소식을 전해드렸더니 걱정을 더 많이 하셨다”라고 전했다.
이날 경기는 SSG가 1차전(4-1)과 2차전(4-3)을 모두 쓸어담으며 시즌 16승째(14패)를 챙겼다. SSG가 더블헤더 두 경기를 모두 잡은 건 SK시절인 2010년 9월 22일 잠실 두산전 이후 10년 7개월여 만이다.
SSG 마무리 서진용은 이날 두 경기에서 모두 1이닝씩 소화하며 무실점으로 막아 세이브 두 개를 동시에 챙겼다.
한편, KBO리그에서는 형제가 같은 날 나란히 등판한 적은 있다. 20167년 6월 10일 당시 KT소속 정대현과 KIA 정동현이 각각 넥센(현 키움)과 삼성을 상대로 출전했다. 같은해 7월 27일에는 롯데 박세웅과 KT박세진이 각각 LG와 KIA를 상대로 선발 등판했다. 지난해 7월 21일에는 김범수(한화)와 김윤수(삼성) 형제가 각각 KIA와 NC전에서 같은 날 패전 투수가 되기도 했다. 롯데 윤동배ㆍ윤형배 형제가 같은 경기에 릴레이 등판한 기록은 남아 있다. 하지만 형제가 선발 투수로 맞대결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SSG 최정ㆍ최항 형제는 지난해 09월 13일 문학 롯데전에서 박세웅을 상대로 ‘형제 홈런’을 때리는 진기록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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