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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과 보호소가 '견생' 전부지만...사람이 좋은 비글

입력
2021.05.09 14:00
수정
2021.05.0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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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288> 2, 3세 추정 수컷 '블루'


실험에 동원됐다 구조된 블루는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개들과도 잘 지낸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실험에 동원됐다 구조된 블루는 사람을 좋아하고 다른 개들과도 잘 지낸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발표한 2019년 기준 동물실험에 동원된 개는 1만2,301마리입니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비글 종인데요. 비글이 동원되는 이유는 사람 말을 잘 따르고, 온순해서 고통을 느껴도 크게 반발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비글의 낙천적인 성격도 실험견으로 이용되는 주요 이유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실험에 동원된 비글은 대부분 실험실에서 짧은 생을 마칩니다. 실험동물을 외부로 보내는 걸 꺼리는 연구자들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수년 전부터 실험에 동원됐지만 실험실 밖으로 나가도 전혀 문제가 없는 개들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를 주는 연구기관들도 하나둘씩 생기고 있습니다.

블루(왼쪽 첫번째)를 포함한 세 마리가 지난해 6월 실험에 동원되다 구조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블루(왼쪽 첫번째)를 포함한 세 마리가 지난해 6월 실험에 동원되다 구조됐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구조네트워크 보호소에서 지내는 블루는 평생 가족을 찾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구조네트워크 보호소에서 지내는 블루는 평생 가족을 찾고 있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구조네트워크(비구협)는 지난해 6월 한 연구기관으로부터 실험이 끝난 비글 세 마리를 구조했습니다. 연구기관이 1년에 걸친 실험종료 후 실험견들을 안락사하는 대신 세상 밖으로 내보내주고 싶다는 의사를 비구협에 밝힌 겁니다. 덕분에 세 마리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땅을 디뎌볼 수 있었죠.

블루(2, 3세 추정?수컷)는 당시 구조된 세 마리 가운데 한 마리입니다. 실험에 동원됐던 개들은 사람 손이 닿으면 움찔하는 등 소심한 성격들도 있는데요, 블루는 사람만 보면 너무 좋아한다고 해요. 또 다른 개 친구들과도 잘 놀고 호기심도 많다고 합니다. 아직 나이가 어려서인지 보호소 내 이불이나 물건 뜯는 것도, 사람과 장난 치는 것도 좋아한다고 해요. 활동량도 많고 지칠 줄 모르는 '개너자이저'(개와 에너자이저의 합성어)라고 불린다고 하네요.

비글구조네트워크 보호소에서 지내는 개들. 장난기도 많고 활발하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비글구조네트워크 보호소에서 지내는 개들. 장난기도 많고 활발하다.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블루가 어떤 실험에 동원됐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실험기관에서 블루를 내보낼 때 어떤 실험을 했는지 알려주지는 않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다행히 건강상 문제는 없다고 합니다.

사람에게 안겨있는 걸 좋아하는 블루.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사람에게 안겨있는 걸 좋아하는 블루. 비글구조네트워크 제공

최주희 비구협 입양팀장은 "블루는 사람만 보면 졸졸 따라다니며 애교 부리고 놀아달라고 조른다"며 "워낙 활동성이 좋아 블루의 활발함을 같이 즐길 수 있는 가정이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이어 "실험 비글이라고 무조건 안쓰럽고 딱하게 보지 말아달라"며 "실험실과 보호소가 전부이지만 앞으로 평생 가족을 만나 여느 평범한 반려견으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습니다.

▶입양문의: 비글구조네트워크

https://cafe.naver.com/thebeagle/29479

고은경 애니로그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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