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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나올 때마다 턱ㆍ목 붓거나 통증? 타석증, 내시경으로 치료하면 침샘 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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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나올 때마다 턱ㆍ목 붓거나 통증? 타석증, 내시경으로 치료하면 침샘 살려

입력
2021.05.10 22:30
수정
2021.05.11 09:0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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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에게서 듣는다] 임재열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임재열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타석증이 생기면 침샘을 제거해야 했는데 침샘 내시경으로 치료하게 되면서 이를 제거하지 않아도 돼 환자 삶의 질이 크게 좋아졌다"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임재열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타석증이 생기면 침샘을 제거해야 했는데 침샘 내시경으로 치료하게 되면서 이를 제거하지 않아도 돼 환자 삶의 질이 크게 좋아졌다"고 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침샘(타액선)은 귀밑샘과 턱밑샘, 구강 점막 아래에 위치해 있는데, 구강을 통해 ‘생명 유지의 필수적인 물’인 침을 분비한다. 침샘에 타석증(침샘ㆍ침샘관에 석회 물질이 생겨 침이 침샘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병)과 염증, 협착, 침샘암 등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두경부(頭頸部) 구조가 복잡하고 공간도 좁아 수술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침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데 내시경 시술이 많이 활용되고 있다. 침샘관에 내시경을 넣어 직접 살펴보면서 진단ㆍ치료하는 것이다.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도 동시에 가능하고 흉터도 남지 않는다.

침샘 질환 치료에 내시경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임재열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를 만났다. 임 교수는 “침이 나올 때마다 턱과 목이 붓거나 아픈 침샘 질환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면 침샘을 제거하지 않기에 환자 삶의 질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했다.

-침샘 내시경을 어떤 질환 진단과 치료에 활용하나.

“침샘 내시경이 개발되지 않았을 때에는 침샘이 계속 붓고 아파도 그 원인을 제대로 찾지 못했다. 타석(唾石ㆍsialolithㆍ침샘의 도관 속에 생긴 결석) 때문에 침샘이 계속 부어도 타석 제거를 위해서는 대부분 침샘을 절제해 침샘 기능이 사라졌다.

하지만 침샘 내시경이 10여 년 전에 개발되면서 원인이 명확하지 않았던 만성 침샘 염증 질환의 원인을 알아낼 뿐만 아니라 치료도 동시에 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우리 몸의 중요한 장기인 침샘을 제거하지 않아도 돼 침샘의 주요 기능을 살릴 수 있게 됐다.

지름 1.3㎜ 정도인 침샘 내시경은 특히 5㎜ 이하 타석, 다발성 타석, 심부(深部)에 위치한 타석을 제거하는 데 유용하고, 침샘관협착증, 만성 타액선 도관염 진단ㆍ치료에 효과적이다.

타석증은 침샘이 반복적으로 붓는 폐쇄성 타액선염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침샘 내시경 시술로 타석만 제거하면 침샘 기능도 없어지지 않아 환자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다. 특히 흉터도 남지 않고 1~2일만 입원하면 된다. 목 부위를 절개하는 침샘 절제술을 시행한다면 수술 흉터도 생기고 침샘 기능도 사라졌다.

침샘 내시경 시술은 또한 침샘관협착증 치료에도 효과적이다. 이전에는 진단 자체가 어렵거나, 수술로 침샘을 제거하거나, 특별히 치료하지 않고 지켜봐야 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침샘 내시경 시술이 시행되면서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정밀 치료가 가능해졌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연구에 따르면 침샘 내시경으로 침샘관 협착을 진단했을 때 침샘 보존율은 95% 이상이었고, 대다수 환자가 수술 후 70~90% 정도 증상이 호전됐다.”

-침샘관협착증이 생소한 질병인데.

“타석, 외상, 안면거상술 등 안면성형수술 부작용, 타석증으로 인한 염증, 알레르기, 자가 면역 질환, 갑상선 수술 후 방사성동위원소 치료, 쇼그렌증후군 등 다양한 원인으로 침샘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이다. 폐쇄성 타액선염을 일으켜 반복적인 침샘 부종과 통증이 생긴다. 주로 식사할 때 자극이 되면 증상이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느낄 수 있다. 급성 감염이 동반되면 심한 염증으로 통증과 부종, 입안에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방치하면 침샘 기능이 사라져 구강건조증, 구강 내 감염, 구강 통증, 연하장애 등이 생길 수 있다.”

-침샘 내시경 시술을 하면 침샘을 보존하는데. 침샘 보존의 의미는.

“침샘(唾腺ㆍsalivary gland)은 침을 만드는 기관으로 하루에 1~1.5L의 침을 만든다. 침은 먹고 마시는 소화 기능, 말하는 기능, 감염의 1차적 방어 같은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침이 부족하면(구강건조증) 미각이 소실되고, 입안이 아프고, 삼키기 힘들고, 소화가 안 되고, 말하기 힘들고,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에 노출되거나 폐렴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

신약성서에 침으로 맹인 눈을 치료했다는 예수님의 이야기가 여러 차례 나온다. 이는 침 속에 존재하는 다양한 생체 활성 인자의 기능을 암묵적으로 나타내는 것으로 여기고 있다. 또한 침 성분에서 ‘상피세포 성장 인자(EGFㆍEpidermal Growth Factor)’를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은 과학자가 있다. 이처럼 침에는 우리 몸의 소화 장기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침샘을 보존하는 것은 침 분비를 유지함으로써 1차적인 방어, 음식 섭취, 소화, 소화기관 항상성 보존 등을 통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최근 침샘암 연구 결과도 발표했는데.

“우리나라 통계에 따르면 매년 500~600명가량의 침샘암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전체 암 발생의 0.2% 수준이다. 암이 잘 생기지는 않지만 숨 쉬고 먹고 말하는 기능을 맡은 안면부에 생기므로 수술할 때 주요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20가지가 넘는 다양한 종류의 종양이 발생하기에 치료법도 다양하고 까다로운 암에 속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침샘종양클리닉은 지난해 침샘암의 악성도별 예후, 재발 위험 요소, 예후 인자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내놨다. 저악성도 침샘암은 10년 생존율이 84.4%였지만 고악성도 침샘암은 림프절과 전신 전이가 흔해 5년 생존율이 50~60%에 불과했다. 고악성도 암이라도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은 73%로 높아진다. 하지만 원격 전이가 생기면 예후가 나쁘기에 세밀한 치료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

-구강암과 침샘암은 어떻게 다른가.

“구강암은 입안, 즉 구강에 발생하는 암을 일컫는 용어다. 혀, 볼 점막, 잇몸, 입천장, 구강저 등 구강 부위에 생기는 모든 암을 말한다. 구강 및 구인두에 발생하는 암종은 구강저암, 구강점막암, 치조암, 구개암, 후치삼각암, 편도암 등이 대표적이다. 설암은 혀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구강암이다. 혀 옆면에 생길 때가 가장 흔하지만 혀의 어느 위치에나 발생할 수 있으며 40세 이후부터 주로 발생하고 6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

유전적 영향과 과도한 흡연, 음주, 구강 위생 저하가 발병의 주요 원인이다. 틀니 등에 의한 만성적인 자극과 인간유두종바이러스(HPV), 방사선이나 자외선, 식습관과 영양 결핍 등 부가적인 원인으로도 발생한다. 증상은 보통 입안 궤양으로 나타난다. 단순 구내염이라면 1~2주 이내 대개 없어지지만 3주가 지나도 궤양이 지속된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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