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는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8배가량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신 괴사성 혈관염을 진단받은 1년 이내에 뇌졸중이 발생할 때가 많았다.
이상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정인경 연세대 의대 의생명시스템정보학교실 교수, 안성수 용인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팀은 2010~2018년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이용해 전신 괴사성 혈관염으로 처음 진단받은 환자 2,644명을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는 국제면역학회지(Frontiers in Immunology) 최신 호에 실렸다.
혈관염은 혈관에 괴사성 염증이 발생해 장기 손상을 일으키는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전신 괴사성 혈관염에 포함되는 질환으로는 작은 크기의 혈관에 괴사성 염증이 발생하는 ANCA-연관 혈관염(미세 다발혈관염, 육아종 다발혈관염, 호산구성 육아종 다발혈관염)과 중간 크기의 혈관에 괴사성 염증이 발생하는 다발동맥 결절염이 있다.
뇌졸중은 뇌ㆍ망막ㆍ척수에 국소 기능 저하가 급격히 생긴 상태를 말한다. 주로 나이, 성별, 흡연,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방세동 같은 기저 질환이 있으면 흔히 발생한다.
최근 여러 연구에서 타카야수 동맥염이나 거대세포 동맥염과 같은 대혈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혈관염 환자에서 뇌졸중 발생이 늘어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그러나 아직 작은 혈관이나 중간 크기의 혈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의 뇌졸중 위험에 대한 연구는 그리 많지 않다.
연구진은 연구 대상인 2,644명의 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 가운데 159명(6.0%)이 뇌졸중이 발생했으며, 이는 일반인 대비 표준화 발생비가 8.42배로 확인됐다. 또한, 전신 괴사성 혈관염을 진단받은 후 1년 이내에 뇌졸중이 발생하는 경우가 67.3%였다.
질병 형태로는 작은 혈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미세 다발혈관염 환자가 중간 크기의 혈관에 염증이 발생하는 다발동맥 결절염 환자보다 뇌졸중 발생 위험이 2배 정도 높았다.
추적 관찰 기간에 뇌졸중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는 나이, 미세 다발혈관염의 진단명이 확인됐다. 반면 면역 억제제 투여와 지질 강하제(스타틴) 투여는 뇌졸중 발생을 저하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상원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서 전신 괴사성 혈관염 환자에서 초기 뇌졸중 발생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적절히 치료하면 뇌졸중 발병 위험을 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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