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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박원순 조직 '축소 ·시한부 딱지'...주택공급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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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박원순 조직 '축소·시한부 딱지'...주택공급은 강화

입력
2021.05.09 16:30
수정
2021.05.09 19:01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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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공급 확대 및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
시의회는 '원포인트 임시회' 검토 중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오세훈(오른쪽)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스1

‘스피드 주택공급’을 제1공약으로 내건 오세훈 서울시장이 주택정책을 총괄하는 주택건축본부 기능을 확대?강화한다. 반면 후보시절 ‘페인트칠’이라 격하한 도시재생 업무는 대폭 축소된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 등 고(故) 박원순 전 시장의 역점 사업 역시 ‘시한부 딱지’를 달았다. 심의?의결권을 가진 서울시의회는 조직개편안 처리를 위한 임시회 개최까지 검토 중이어서 이제 막 돛을 올린 오세훈호(號)는 순풍을 타고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9일 서울시의 조직?인사 변경사항 등이 담긴 조례개정 입법예고안에 따르면 오 시장의 조직개편 방안은 주택공급 확대와 전임 시장 흔적 지우기로 요약된다.

우선 주택공급을 담당하던 주택건축본부(2급)가 도시재생실 산하 조직에서 벗어나 주택정책실(1급)로 격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재생실의 가로주택정비사업 등 소규모 주택공급 업무를 가져오고, 도시공간개선단도 주택정책실 산하로 이관하면서 주택공급 부서의 기능이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박 전 시장이 도심 뉴타운 개발을 전면 중단한 뒤 외연을 키워 온 도시재생실(1급)은 강등된다. 후보 시절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의 도시재생사업지를 둘러본 오 시장은 “노후 건물을 칠하고 장식하는 데 40조 원을 썼다니 기가 막힌다”고 비판한 바 있다.

조직 비대화, 자기 사람 챙기기란 비판이 쏟어졌던 공보특보와 젠더특보도 없앤다. 전임 시장이 신설한 시민 참여형 합의제 행정기관인 서울민주주의위원회와 서울혁신기획관은 시민협력국으로 합쳐진다. 시는 “시민참여와 민관협력, 사회혁신 기능의 효율적 수행을 위한 조치”라고 개편 취지를 밝혔으나, 시한부 조직으로 남게 됐다. 존속기한은 2023년 7월이다. 김정태 시의회 운영위원장은 “2년 뒤 성과를 평가해 존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이지만, 상시 조직으로 만들겠다던 약속을 뒤집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울민주주의위원회는 시민과 서울시, 시의회가 함께 논의해 여러 제안을 정책화하는 조직이다.

이번 조례개정안에는 1~3급에 해당하는 주요 조직의 변화만 담겼다. 청년청과 남북협력추진단, 노동민생정책관 등 4급 이하 부서의 거취는 차후 규칙 개정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 같은 조직개편안 적용을 위해서는 시의회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시의회는 다음달 하반기 인사 전에 조례개정안 처리를 고려하고 있다. 광화문광장 공사 유지, 유치원 무상급식 추진 등 시의회의 제안을 오 시장이 잇달아 수용한 만큼 시의회도 '원포인트 임시회'를 개최해 조직개편안을 통과시켜 '성의' 표시를 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하고 시의회의 속성상 6월 정례회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없진 않다. 민주당 소속의 한 의원은 "오세훈이 망해야 시의회가 살고, 시의회가 죽어야 오세훈이 사는 현실이 슬프다"며 "큰 지지를 얻어 당선된 만큼 지금은 '오세훈의 시간'이라는 인식이 있고, 새 시장의 조직 개편도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는 만큼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시의회 의원과 오 시장에 대한 평가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동시에 이뤄진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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