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함께걷는길벗회가 운영하는 인천 미추홀구 장애인생활시설 길벗그룹홈에서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 김민영(25)씨가 11일 시설 이용자들과 함께 놀이를 하고 있다. 길벗그룹홈 제공
법조인을 꿈꾸는 한 사회복무요원이 복무 중인 장애인시설 이용자들과 함께하기 위해 '금쪽같은' 휴가를 반납해 눈길을 끌고 있다.
11일 인천 미추홀구에 따르면 2019년 9월부터 사단법인 함께걷는길벗회가 운영하는 미추홀구의 장애인생활시설 길벗그룹홈에서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 김민영(25)씨는 남아있는 연가 9일을 쓰지 않고 있다. 그는 오는 18일 21개월간의 복무기간이 만료돼 소집 해제되기 전까지 계속 출근해 일할 예정이다. 길벗그룹홈은 장애인의 사회 적응을 돕는 시설로, 주로 30대 초중반 지적장애인들이 평일에 24시간 머물면서 이용한다.
김씨는 "소집 해제 후 대학에 복학하면 이용자 형들을 보기가 어려울 것 같아 아쉬운 마음에 휴가를 반납했다"며 "제가 없으면 (복무기간) 많은 도움을 주신 동명희 시설장님이 혼자서 시설을 운영해야 하는 사정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김씨의 주업무는 정신연령이 3~7세 수준인 이용자들과 함께 미술치료, 퍼즐 맞추기 등을 하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태권도, 산책 등 외부활동을 주로 했으나 현재는 실내활동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김씨는 "이용자 형들이 기저질환이 있다 보니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있는 실외활동은 자제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이용자가 4명이었지만 현재는 2명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무 초기 이용자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자해를 시도하는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라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김씨는 "제가 사회복지학과 출신이고 선임 사회복무요원과 사회복지사에게 대처 요령도 배웠지만 쉽지 않았다"며 "시간이 지나고 나서 관심과 보살핌이 정답이라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졸업 후에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할 계획이다. 이후 사회경제적으로 어려운 국민에게 법률 지원을 해주는 대한법률구조공단에 들어가 사회적 약자를 돕는 게 목표다. 김씨는 "법은 사회적 약자를 돕는 가장 강력한 도구"라며 "사회복지학도로서 법조인이 돼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미추홀구는 복무기간 시설 이용자들을 위해 헌신하고 말년 휴가까지 반납, 복무하고 있는 김씨를 오는 13일 표창할 예정이다.

함께걷는길벗회가 운영하는 인천 미추홀구 장애인생활시설 길벗그룹홈에서 복무 중인 사회복무요원 김민영씨. 김민영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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