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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템' 곰표 맥주, 대량 공급 후 카스·테라 제치고 CU 매출 1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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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템' 곰표 맥주, 대량 공급 후 카스·테라 제치고 CU 매출 1위로

입력
2021.05.06 22:0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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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 위탁생산으로 공급량 대폭 늘어
수입맥주 하락·펀슈머 열풍도?인기 배경

공급 부족으로 품절 대란을 빚었던 CU 곰표 밀맥주가 월 300만 개로 생산량이 늘면서 맥주시장 매출 1위에 올랐다. CU 제공

공급 부족으로 품절 대란을 빚었던 CU 곰표 밀맥주가 월 300만 개로 생산량이 늘면서 맥주시장 매출 1위에 올랐다. CU 제공

'없어서 못 판다'는 곰표 밀맥주가 공급이 풀리면서 편의점 CU의 맥주 매출 1위에 올랐다. 정부의 규제 완화로 위탁생산이 가능해져 공급량을 한 달에 15배가량 늘린 것이 매출 상승으로 이어졌다.

맥주시장에서 편의점 이색상품이 카스·테라·하이네켄 등 대형제조사 제품을 누르고 매출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다. 마케팅 차원에서 한시적으로 판매하던 이색상품이 꾸준히 상품력을 보이며 기성 맥주 브랜드를 위협한 건 이례적이라 주류 업계도 주목하고 있다.

'품절 대란' 끝나니 하루 15만 개 팔려

한 고객이 편의점 CU에서 곰표 밀맥주를 구입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한 고객이 편의점 CU에서 곰표 밀맥주를 구입하고 있다. BGF리테일 제공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달 29일 곰표 밀맥주를 대량 공급한 지 이틀 만에 국산·수입맥주를 통틀어 맥주 매출 1위에 올랐다고 6일 밝혔다. 하루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5배 늘어난 15만 개에 달한다.

지난해 5월 출시된 곰표 밀맥주는 생산시설의 한계로 공급량이 월 20만 개에 그쳐 그동안 '품절 대란'을 빚었다. 초도 물량 10만 개가 3일 만에 품절됐고, 점포별로 품귀현상이 극심해 일부 소비자들은 원정구매를 감행할 정도였다. 소규모 양조장을 운영하는 곰표 밀맥주 제조사 세븐브로이는 양평 공장의 생산설비를 풀가동해 제품을 생산했지만 시장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

그러다 지난해 기획재정부가 '주류 규제 개선방안'을 내놓았다. 주류 제조면허를 가진 제조사가 타 제조업체의 시설을 이용해 주류 위탁생산(OEM)을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이다. 올해 초 주세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대량생산이 실질적으로 가능해졌다. 세븐브로이는 롯데칠성음료에 위탁생산을 의뢰해 지난달부터 곰표 밀맥주 공급량을 월 300만 개로 늘렸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곰표 밀맥주 공급이 확대되면서 그동안 잠재된 수요까지 대거 흡수한 듯하다"며 "말표 흑맥주 등 다른 이색 수제맥주까지 덩달아 잘 팔려 일주일 사이 수제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365.5% 늘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을 기점으로 수입맥주의 인기가 가라앉은 것이 수제맥주의 성장을 끌어왔다고 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주류 수입량은 전년보다 13.7%(40만4,229톤) 줄었다. 대신 홈술 열풍이 일면서 GS25(500%), CU(498%) 등 주요 편의점의 수제맥주 매출이 대폭 늘었다. 여기에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를 중심으로 재미와 의미를 찾는 '펀슈머(Fun+consumer)'가 강세를 보이면서 기존 제품 대신 색다른 수제맥주를 구입하는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주류 위탁생산으로 자체 브랜드(PB) 개발이 쉬워진 만큼 수제맥주 사업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과 치킨업계 등 업태를 불문하고 수제맥주 브랜드를 안착시키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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