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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어업권 분쟁 격화… 英, 佛 맞서 군함까지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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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어업권 분쟁 격화… 英, 佛 맞서 군함까지 급파

입력
2021.05.06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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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저지섬 佛 어업 허가 요건 강화하자
프랑스, 전력 공급 중단·어선 시위 등 경고

영국 해군 리버급 원양초계함 세번함. 영국 해군 제공

영국 해군 리버급 원양초계함 세번함. 영국 해군 제공

영국 정부가 영국과 프랑스를 가르는 영국해협의 요충지인 왕실령 저지섬에 해군 함정을 급파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이후 영국 측이 어업 허가 요건을 까다롭게 하자 혹시 모를 프랑스 측의 봉쇄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취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사사건건 대립하는 영국과 EU의 ‘브렉시트 갈등’을 더욱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영국 국방부는 6일(현지시간) 오전 해군 소속 리버급 원양초계함인 세번함이 저지섬 근해에 도착했으며 타마함도 곧 도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함정은 20ㆍ30㎜ 함포로 무장하고 있으며 해병대원 50명이 탑승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함정 배치에 앞서 영국 총리실은 “보리스 존슨 총리가 저지섬에 대한 확고한 지원을 강조했다”며 군함 파견을 공언했다.

양측 갈등은 브렉시트 시행 이후 불거진 ‘어업권’과 관련한 이견 때문이다. 프랑스 측은 수십 년 간 유지된 영국의 어업 허가 절차가 최근 유독 까다로워졌다고 주장한다. 저지섬 당국이 지난달 30일부터 선박 위치 파악 장비를 지닌 프랑스 어선 41척에 어업 허가권을 내줬으나, 당초 제시한 조건과 달랐다는 불만도 터져 나왔다. 드미트리 로고프 프랑스 노르망디 수산위원회 회장은 전날 “프랑스 어선 100척이 항의 차원에서 6일 저지섬 항구로 항해할 것”이라고 실력 행사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영국 군함이 파견된 영국 왕실령 저지섬 위치. 구글지도 캡처

영국 군함이 파견된 영국 왕실령 저지섬 위치. 구글지도 캡처

프랑스 정부는 아예 저지섬에 공급하는 전력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했다. 아니크 지라댕 해양장관은 4일 의회에 출석해 “프랑스는 보복 조치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저지섬은 영국 왕실령이지만 위치상으론 영국 본토보다 프랑스에 훨씬 가까워 필요 전력량의 95%를 프랑스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영국도 절대 물러설 기색이 없다. 영국 정부 대변인은 “(프랑스의) 저지섬 위협은 용납할 수 없는 불균형적 조치”라며 “EU가 곤경에 처했을 때 영국을 위협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블룸버그는 “영국의 군함 배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동맹의 균열을 의미한다”면서 “브렉시트 후폭풍은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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