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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인식차, '이대녀' '이대남'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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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인식차, '이대녀' '이대남'이 가장 컸다

입력
2021.05.06 17:1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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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성희롱 국민의식 조사 연구결과 발표
잘못된 성희롱 인식은 10대 남이 60대 남 버금가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인권위 제공

국가인권위원회 전경. 인권위 제공

국가인권위원회가 성별 및 연령대별로 성희롱 이해도와 성평등 의식을 조사한 결과 20대에서 남녀 간 격차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60대 남성과 10대 남성은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가장 심한 걸로 조사됐다.

인권위는 6일 이런 내용을 담은 '성희롱에 대한 국민의식 조사 연구보고서'를 공개했다. 인권위 성차별시정팀이 지난해 6~12월 전국 초·중·고생 및 직장인 1만212명을 상대로 성희롱 개념 및 통념 인식, 성평등 의식, 성희롱 피해 및 대처 현황, 개선 방안 등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국가 기관이 성희롱 피해 경험이 아니라 성희롱 의식 수준을 전국 단위로 조사한 것은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20대는 성별 간 성희롱 인식 차이가 가장 큰 연령대로 나타났다. 인권위는 '성희롱은 친근감의 표현을 오해한 데서 비롯된다' '성희롱은 거부 의사를 표현하지 않은 사람의 책임이 크다' 등 성희롱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대표하는 5개 문장을 제시하고 얼마나 동의하는지를 '전혀 그렇지 않다'(1점)에서 '매우 그렇다'(6점)의 6개 척도로 답하게 했다.

그 결과 모든 연령대에서 남성의 동의 정도가 여성보다 높았고, 특히 20대는 남성(2.60점)과 여성(1.75점)의 점수차가 0.85점으로 가장 컸다. 남녀 격차가 가장 작은 연령대는 50대(0.50점)였다. 연령·성별을 결합한 집단에선 60대 이상 남성(3.10점)과 10대 남성(3.07점)이 성희롱에 대한 오해가 가장 컸다. 점수가 가장 낮은 집단은 20대 여성(1.75점)과 30대 여성(1.98점)이었다.

'성희롱' 하면 떠오르는 단어를 기술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성희롱 개념 인식 조사에서는 '성추행' '성폭행' '강간' 등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행위를 일컫는 단어를 꼽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는 '업무상 관계에서 발생하는 성적 괴롭힘'이라는 성희롱의 법적 개념과 국민들의 통념에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남녀 인식 차이는 업무 과정에서 있을 법한 문제적 상황들을 제시하고 각 사례가 성희롱에 어느 정도 해당하는지를 묻는 질문에서도 드러났다. 20대만 떼어보면 성차별(남녀 점수차 0.81점), 성적 괴롭힘(0.59점), 원치 않는 성적 관심(0.58점) 순으로 남녀 인식 차가 컸다. 남성은 상대적으로 이런 상황을 성희롱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약한 셈이다. 특히 '동료 애인 비하' '성적 소문 유포' '음란물 전송' 등 다섯 가지로 제시된 성적 괴롭힘 사례에서 성별 간 점수 차가 가장 큰 항목은 음란물 전송이었다.

성평등 의식은 성별뿐 아니라 연령별 차이가 두드러지는 부문이었다. ‘경제적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할 책임은 여자보다 남자가 더 크다’ ‘여자들은 직장에서 옷차림, 화장 등 외모에 신경 써야 한다’ ‘남자는 약한 모습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등 성차별적 문항에 대해 60대 남성은 가장 강하게 동의했고, 40~60대는 남녀 차이가 적었다. 보고서는 "성희롱은 성차별적 문화나 제도를 기반으로 발생하는 만큼, 이런 결과는 성희롱이 근절되지 않는 현상의 근저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인권위는 "전반적으로 여성보다 남성이, 젊은층보다는 고령층이 성희롱에 대한 오해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성별, 연령별 인식 격차를 해소할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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