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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실 시대를 건너는 '경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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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실 시대를 건너는 '경청의 힘'

입력
2021.05.06 14:3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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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사실이 거짓으로 둔갑하고 모두의 진실이 각자의 의견에 전복돼버리는 ‘포스트트루스’ 시대, 건전한 공론장을 자임했던 광장은 설 자리를 잃었다. 말은 넘쳐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소통 불가능한 세계는 30년 넘게 정부, 기업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해온 PR 전문가인 저자에게 좌절 그 자체였다. 그래서 직접 나섰다. 정치프레임 전문가 조지 레이코프, 정치 비평가 놈 촘스키, 티베트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 등 우리 시대 사상가 26명을 만나 어떻게 하면 사람들끼리 말 통하고 살 수 있을지를 물었다. 오염된 광장에 대한 진단은 저마다 달랐지만 해결책은 하나로 모였다.

광장의 오염·제임스 호건 지음·김재경 옮김·두리반 발행·391쪽·1만8,000원

광장의 오염·제임스 호건 지음·김재경 옮김·두리반 발행·391쪽·1만8,000원

“상대를 인정하고 상대방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라.” 공자님 말씀처럼 고리타분하지만, 억지에 손쓸 수 있는 가장 효율적 전략이다. 이성으로 설득하고, 논리를 무너뜨린다고 이기는 싸움이 아니기에. 상대방 스스로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게 핵심이란 얘기다. “진실의 문제에서 관심의 문제로 전환해야”(프랑스 철학자 브뤼노 라투르), “진실을 말하되 벌하지 말라”(선불교 스승 틱낫한) 등의 조언은 일맥상통한다. 탈진실 시대, ‘당신은 틀렸고 내 말만 옳다’고 핏대 높이는 건 하수다. 듣고 공감하는 자가 진짜 승자다.

강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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