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주도의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금호석화 1분기 실적 창사 이래 최고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이 주력 계열사 금호석유화학 등기이사 및 대표이사에서 물러난다.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조카인 박철완 전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완승을 거둔 박 회장은 회사가 창사 이래 최고의 경영실적을 기록할 때 명예로운 퇴장을 선택했다. 박수칠 때 떠나는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은 4일 이사회를 열어 박 회장과 신우성 사내이사의 사임 의사를 수용하고, 연구개발(R&D) 전문가 고영훈 중앙연구소장(부사장)과 최고재무책임자(CFO)인 고영도 관리본부장(전무)을 신규 사내이사 후보로 발탁했다고 4일 밝혔다. 신규 사내이사 2명 선임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는 다음 달 15일 소집한다.
고영훈 소장은 미국에서 유기금속 화학 연구부문 박사학위 취득 후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연구원을 거쳐 1991년 입사했다. 30년간 연구에 매진한 합성고무 권위자다. 고영도 관리본부장은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0년 금호그룹 재무관리팀에 입사해 30여 년 동안 재무와 회계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았다.
박 회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스스로 사임을 결정했다. ‘조카의 난’ 과정에서 제시한 대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박 회장은 그룹 회장 자리는 유지하지만 금호미쓰이화학 등 다른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날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 관계자는 “각 부문 전문경영인들을 이사회에 진출시켜 경영에 참여할 기회를 열어 줘야 한다는 판단”이라고 박 회장이 사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박 회장의 사임이 결정된 이날 금호석유화학은 연결기준 매출 1조8,545억 원에 영업이익 6,125억 원 등 1분기 경영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51.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무려 360.2% 뛰었다. 1970년 창사 이래 최고의 ‘분기 성적표’다. 이전 분기 영업이익 최대 기록은 2011년 1분기의 2,864억 원이었다.
합성고무의 일종인 NB라텍스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주력인 타이어용 합성고무를 비롯해 페놀유도체, 정밀화학, 에너지 등 전 분야에 걸쳐 매출이 늘며 영업이익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금호석유화학은 “2분기에도 합성고무 주요 제품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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