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살을 노출하면 갑자기 위선자가 되고 쉬운 사람, 난잡한 여자, 매춘부가 되는 건가요. 제가 그렇다면, 전 자랑스러워요. 저를 비롯해 모든 여자들은 난잡한 여자들입니다. 뭐, 알게 뭐에요. 몸을 보여주든 말든 존중 받지 않을 이유는 없어요.”
미국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가 파격적인 코르셋 패션을 선보였다. 7월 발표할 두 번째 앨범 ‘Happier Than Ever’에 앞서 지난달 29일 새 싱글 ‘Your Power’를 공개한 아일리시는 최근 출간된 패션 전문지 ‘보그’ 영국판 6월호에서 1950년대 스타일의 핀업 화보로 팬들을 놀라게 했다. 평소 몸매가 드러나지 않는 헐렁한 상의와 배기 팬츠로 자신만의 패션 스타일을 각인시켰기에 이번 화보는 더욱 화제가 됐다.
"뭘 하든 자신이 좋아하는 대로 하는 게 중요해요."
아일리시는 2019년 한 의류 브랜드 광고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놓고 평가하지 못 하도록 헐렁한 옷을 입는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로 인해 자기 몸 긍정주의를 대표하는 연예인으로 알려지기도 했지만 실제로 그에 대한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은 없다. 아일리시는 13세 때 부상으로 무용을 그만둔 이후 헐렁한 옷을 즐겨 입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세기 초중반 유행했던 핀업 화보는 선정적인 의상이나 노출을 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한다. 아일리시가 촬영한 이번 화보의 모델은 1950년대 활동했던 핀업 모델 베티 브로스머. 화보 콘셉트는 아일리시가 직접 정했다. 코르셋을 입은 핀업 사진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이렇게 말했다.
“누군가 이렇게 묻겠죠. ‘자기 몸을 긍정한다면서 왜 코르셋을 입죠 왜 실제 몸 그대로를 보여 주지 않죠.’ 제 대답은 이래요. 뭘 하든 내 맘이라고요. 자신이 좋아하는 대로 하는 게 중요해요. 성형수술을 받고 싶으면 수술을 받고, 헐렁한 옷을 입고 싶으면 헐렁한 옷을 입는 거죠.”
아일리시가 코르셋을 고른 이유 중 하나는 코르셋의 아름다움에 대해 탐구하고 싶어졌고 ‘제약’이라는 원래의 기능에 끌렸기 때문이다. 그는 “솔직히 내 뱃살이 싫고 얄팍한 이유긴 하지만 코르셋에 관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신곡 'Your Power', 미성년 성착취 비판
'당신의 힘을 남용하지 마세요(Try not to abuse your power)'라는 가사로 시작하는신곡 ‘Your Power’는 미성년자에 대한 성적 착취를 꼬집는다. 오빠인 피니어스 오코넬과 함께 작사, 작곡한 곡으로 힘을 지닌 성인 남성이 약한 미성년 여성을 조종하는 것을 비판한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 곡은 내가 쓴 곡 중 가장 좋아하는 노래 중 하나”라면서 “우리 모두가 겪었거나 목격했던 다양한 상황들에 대한 곡이고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You Power’가 아일리시의 전 남자친구에 대한 이야기라는 소문도 있다. 그러나 그는 어렸을 적 비슷한 일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서도 보그와 인터뷰에서 “특정한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음악산업에 있으니까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하겠죠. 아니에요. 어디에나 있는 일이에요. 그런 이상한 경험, 또는 정말 나쁜 경험을 겪어보지 않은 여성을 만난 적이 없어요. 이 노래는 누군가를 착취하는 사람, 주로 남성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입니다. 물론 남자들, 특히 어린 소년들도 착취당하죠. 제가 말하고 싶은 건 당신이 누구든, 어떤 삶을 살든, 상황이 어떻든, 당신 주위에 누가 있든, 당신이 얼마나 똑똑하고 강하든 언제나 착취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아일리시는 핀업 화보에 대한 비판을 예상하는 발언도 이어갔다. “‘미성년 성착취를 이야기하면서 가슴을 드러낸다고?’라고 묻는 사람도 있겠죠. 이렇게 말해주고 싶네요. '그래, 이 XXX야. 그렇게 한다고 해서 (미성년 성착취의) 변명 거리는 안 된다고.'”
영국의 전설적인 가수 엘튼 존은 아일리시의 이 같은 발언이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 기대했다. 그는 “케샤와 레이디 가가가 (음악계 남성 권력자들의) 권력 남용에 대해 이야기한것처럼 더 많은 사람이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쓸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면서 “아일리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말하는 이 새로운 세대에게 횃불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2019년 데뷔 앨범 '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에서 'Bad Guy' 등을 히트시키며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등과 함께 1020세대에게 가장 인기 있는 가수로 떠올랐다. 지난해에는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올해의 레코드' 부문상과 신인상 등 5관왕을 차지했고, 올해에도 올해의 레코드 등 2개 부문을 수상했다. 아일리시의 새 앨범 ‘Happier Than Ever’는 7월 30일 발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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