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초점] '스밍 총공' 시대는 갔다? 골칫덩이 '탈다'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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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초점] '스밍 총공' 시대는 갔다? 골칫덩이 '탈다' 뭐길래

입력
2021.05.05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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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다'란 음원 사이트에서 탈퇴와 재가입, 음원 다운로드 및 삭제를 무한으로 반복해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높이는 편법을 뜻한다. 지니뮤직 캡처

'탈다'라는 용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이는 음원 사이트에서 탈퇴와 재가입, 음원 다운로드 및 삭제를 무한으로 반복해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높이는 편법을 뜻한다.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음원 순위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과거 문제시 됐던 '음원 사재기'나 팬클럽들의 과도한 '음원 스밍 총공(스트리밍 총 공격)'을 떠오르게 만든다.

지난해 5월 가요계 '사재기' 논란이 공론화 된 뒤 국내 음원 플랫폼들은 대대적인 차트 개편에 나섰다. 실시간 차트 폐지, 24시간 누적 재생량 기준 순위 산출, 이용자별 1곡당 1일 1회 재생 횟수만 차트 반영 등의 변화에 '사재기' '스밍 총공' 등의 힘이 시들해지며 음원 차트에도 평화가 찾아오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엔 새로운 골칫덩이가 등장했다. 일부 팬덤이 새로운 편법으로 활용 중인 '탈다'다. 한 아이디로 여러 번의 다운로드를 해도 집계에는 중복 합산이 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무한 탈퇴와 재가입을 통해 편법으로 음원 다운로드 횟수를 높이는 것이다.

현재 '탈다'가 가능한 음원 플랫폼은 지니와 벅스다. 각종 SNS나 팬 커뮤니티 등에서는 각 아이돌 그룹의 팬클럽 음원총공팀이 직접 '탈다 총공'을 독려하며 가이드를 제공하고, 이를 위해 팬들의 음원 사이트 아이디를 수집하는 등 조직적으로 이 같은 편법 행위를 자행하고 있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 대부분은 "다운로드가 차트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탈다'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며 편법 행위에 대한 문제점을 크게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더 큰 문제는 '탈다'의 영향이 비단 음원 차트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있다. 탈퇴와 재가입, 다운로드를 반복하는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높인 다운로드 지수는 가온차트의 공정성까지 흔들고 있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음콘협)가 운영 및 관리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하는 가온차트는 오직 국내 온라인 음원 업체들의 스트리밍, 다운로드, BGM 판매량 등의 객관적인 수치로만 순위를 집계하고, 이를 통해 월별 음원상을 수여한다는 점에서 지금까지 공정성을 인정받아왔다.

그러나 '탈다'가 디지털 음원의 다운로드, 스트리밍, BGM 판매량에 서비스별 가중치(저작인접권료 기반)을 곱해 이를 합산하는 가온차트 집계 시스템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편법을 통해 음원 차트 내 순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넘어서 가온 차트의 집계 결과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여성 듀오 다비치의 팬덤은 SNS를 통해 "음원차트와 음원시장을 교란시키는 무한 지니 탈퇴 다운로드 반복으로 인해 '그냥 안아달란 말야'의 4월 가온 수상이 불가능해졌다"라며 "편법으로 가온지수를 뻥튀기 해서 멜론 1000위 밖의 곡이 주간 TOP10 곡을 이기는 이상한 상황이 왔다"라고 '탈다'로 인한 차트 공정성 파괴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음원 사재기' 논란 속 음원 플랫폼들이 대대적인 차트 개편까지 실시하며 음원 생태계 정화를 위한 의지를 드러낸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등장한 또 다른 편법 행위는 그야말로 '맥이 빠지는'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음원 사재기'를 불법으로 자행하며 차트를 교란한 이들에게 분노하던 팬덤들이 공공연한 편법 사용을 통해 또 다시 차트에 인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점은 아이러니하기까지 하다.

물론 탈퇴와 재가입·다운로드를 반복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라지만 분명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차트 순위를 높이는 행위라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이같은 행위가 가온차트의 공정성까지 훼손하고 있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분명 근절을 위한 대안이 필요한 사안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지니뮤직 측은 "팬덤이 편법인 '탈다' 행위를 통해 차트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미처 인지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지니뮤직 측 관계자는 4일 "현재 '탈다' 문제를 확인한 뒤 이를 내부적으로 공유한 상황"이라며 "다만 현재 '탈다' 논란이나 향후 대응책 등에 대해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입장이 없다. 추후 관련해 이슈가 있다면 알리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홍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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