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링컨, 바이든 정부 새 대북정책 공유
鄭 "한미일 장관회의 후 모테기 만날 것"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3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을 만나 최근 검토가 완료된 조 바이든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가 미국의 새 대북정책에 대해 공식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한 것은 처음이다.
주요 7개국(G7) 외교·개발장관 회의 참석차 영국 런던을 방문 중인 정 장관은 이날 그로스베너호텔에서 블링컨 장관과 45분간 회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미국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공유했고, 정 장관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결과가 현실적이고 실질적 방향으로 결정된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백악관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공식화하고 "일괄타결도 아닌 전략적 인내도 아닌 실용적 접근"을 언급했다. 청와대에서도 이에 대해 우리 정부의 입장이 일정 정도 반영됐다며 환영할 만한 수준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번 회담은 북한이 잇단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정책을 맹비난한 직후 이뤄졌다. 북한은 전날 권정근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 명의의 담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큰 실수를 했다"며 "미국이 구태의연한 대북적대시 정책을 이어가려 한다"고 비난했다. 외교와 단호한 억지력으로 북한을 다루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지난달 28일 의회 연설을 겨냥한 것이다.
다만 우리 정부는 북한의 담화가 미국의 새 대북정책의 단면만 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담화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겨냥했지만, 미국이 추가로 설명한 대북정책에 대한 비난은 없었다"고 밝혔다. 백악관이 추가로 언급한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의 직접적인 비난은 없었던 만큼 북미 간 대화국면으로 전환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두 장관은 아울러 21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현안을 논의했다. 미 국무부는 두 장관이 한반도 비핵화를 향한 한미일 3국 협력을 포함한 공동의 안보 목표의 진전과 협력을 위한 약속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정 장관과 회담에 앞서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장관을 만나 바이든 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내용을 설명했다.
한편 정 장관은 이날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G7 외교장관 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한일 외교장관 회담 성사 여부와 관련해 "한미일이 만난 뒤 (한일 외교장관이) 만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일쯤 예정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담 직후 정 장관과 모테기 장관의 별도 양자회담이 이어질 전망이다. 회담이 성사된다면 지난 2월 정 장관 취임 후 처음으로 모테기 장관과 양자 대면회담을 갖는 것으로, 장기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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