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교도소 둔 청송군은 왜 "한 곳 더 지어달라" 나섰나

이전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4개의 교도소 둔 청송군은 왜 "한 곳 더 지어달라" 나섰나

입력
2021.05.04 18:40
수정
2021.05.04 19:05
0 0

내달 이전 대구교도소 일대 경제발전방안 논의 급물살
경북 청송, 강원 태백 여자교도소 유치에 사활

대구 달성군 하빈면 감문리에 새롭게 들어선 대구교도소 전경. 대구교도소는 다음 달 이곳으로 이전한다. 김재현 기자

환영받지 못하는 대표적 기피 시설인 교도소 ‘몸값’이 오르고 있다. 지역사회와의 철저한 격리에도 불구하고 교육, 부동산 시장 등에 대한 악영향으로 그 존재 자체가 혐오를 자아내던 교도소는 이제 ‘황금알 낳는 거위’ 반열에까지 올랐다. 장기화 하는 경기 침체, 인구 감소에 따라 고조되는 지방소멸 위기가 그 배경으로 꼽힌다.

4일 경북 청송군과 강원 태백시, 전북 남원시 등에 따르면 이들 지자체는 교도소 유치를 위해 전방위로 뛰고 있다. 국내 유일 여성 재소자 전용인 청주여자교도소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근 경기 화성에 두 번째 여자교도소 부지를 확정한 법무부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 재소자 수용을 위해 교도소 추가 건립을 검토하고 있다.

청송·태백·남원 ‘이곳에 교도소를’

강원도 시군의회의장들은 지난달 28일 양구에서 정례회의를 갖고 태백 교도소 신축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정부에 건의했다. 앞서 유태호 시장이 교도소 유치를 공약한 태백시가 2019년 법무부에 유치 서명운동부를 제출하고 부지까지 선정할 계획이었으나, 정부 심의를 넘지 못하자 행동에 나선 것이다. 전북 남원시도 법무부에 교도소 유치 희망 의사를 전달하는 등 적극 움직이고 있다.

대구 달성군 화원읍 현 대구교도소 전경. 김재현 기자

국내 최대 규모의 교정시설이 있는 경북 청송군도 수년째 교도소 추가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경북북부제1·2·3교도소와 경북직업훈련교도소 등 4개의 교도소를 두고 있는 청송군은 여자교도소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3월 18일 윤경희 청송군수가 청송을 찾은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여자교도소 신설과 교도관 비상대기 숙소, 법무부연수원 유치를 재차 건의했다. 건의문에는 법무연수원 부지와 진입로를 제공하고, 교도소 내에 있는 교정아파트도 진보면 소재지로 이전할 경우 도로 신설과 인허가 문제를 적극 지원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앞서 청송군은 25곳 이장과 24개 주민단체 대표가 나서 교도소 유치신청서를 내면서 국내 최대 '교도소 타운'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지역경제엔 여자교도소가 더 도움

지자체들이 교도소 유치전에 뛰어드는 이유는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윤 군수는 "경제사범과 경범 중심의 여자 수형자들은 중범죄의 남성 수용자들보다 면회객이 많다”며 “수형자 1명당 연 면회인이 5~10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교정 직원들의 상주, 일자리 증가 외에도 면회객들이 지역을 찾으면 그만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실제, 대구교도소가 이달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서 외곽지인 하빈면으로 옮기면서 하빈 경제 발전방안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등 교도소를 맞는 지역 민심은 크게 부풀어 있다. 이 분위기 속에 법무부는 오는 7일 하빈면 주민을 대상으로 '대구교도소 신축이전 주민설명회 및 주요 편의시설 참관' 행사를 연다. 하빈면 28만㎡(약 8만5,000평) 부지에 신축된 대구교도소는 2,000명을 수용하는 대형 교도소다.

경북 청송에 있는 경북북부교정기관 표지판. 청송군 제공

하빈면은 대구교도소가 이전해오면 직원 600명과 관사(79가구) 입주민 유입에 따른 경제 활성화, 주중 350명, 주말 600명 안팎의 민원인 방문에 따른 연간 5만 명 방문객 상권형성 등을 기대하고 있다. 또 교도소 진입을 위한 교통망이 확충되면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는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교도소 이전 하빈면 ‘환영 일색’

주민들은 교도소 이전에 따른 지원인력을 하빈면에서 우선 채용하고, 시설 내 농산물 및 작업 재료를 하빈에서 구입하고, 교도소 내 종합운동장과 체육관, 테니스장, 어린이집을 지역 주민에게 개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추경호 국회의원이 최근 이영희 법무부 교정본부장으로부터 대구교도소 신축이전 주민설명회 계획을 듣고 주민지원 방안을 당부하고 있다. 추경호 국회의원실 제공

추경호(달성군) 의원도 최근 이영희 법무부 교정본부장을 만나 지역지원과 소통 확대를 요구했다. 이에 법무부 측은 지역 우수기업에 수형자 노동력 제공, 하빈지역 장학금 지원, 마을 자매결연을 통한 후원금 지원 등의 계획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권성열 하빈면장은 "교도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주민들 사이에서 찾아보기 힘들다"며 "교도소 앞 왕복4차선 도로 조기 완공과 하빈의 농업법인 농산물 구입 및 지원 등을 통해 교도소 이전의 효과를 빨리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 전준호 기자
태백= 박은성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기사가 저장 되었습니다.

기사저장이 취소 되었습니다.

[인터랙티브] 농지에 빠진 공복들 [인터랙티브] 농지에 빠진 공복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