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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방송에 광고만 1시간'…美 연예계 시상식 시청률 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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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 방송에 광고만 1시간'…美 연예계 시상식 시청률 바닥

입력
2021.05.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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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미·그래미 이어 아카데미도 시청률 급락
코로나19로 타격 입은 콘텐츠 소비 반영
각종 시상식 범람으로 시청자 흥미 떨어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장의 수상자 트로피. AFP 연합뉴스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장의 수상자 트로피. AFP 연합뉴스

미국에서 '시청률 보증수표'로 꼽혔던 대중문화 시상식 시청률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며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대중문화 분야도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할리우드의 주요 시상식인 아카데미·에미·그래미 시상식의 시청률이 모두 전년보다 크게 떨어졌다.

미 경제매체 CNBC는 2일(현지시간) 지난달 25일 열린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1,040만 명이 시청했다는 미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의 집계를 전했다. 지난해 시청자(2,360만 명)보다 56% 급락한 수치다. 광고주의 주요 타깃이 되는 18~49세 시청층의 프로그램 평점은 2.12점으로 지난해보다 60% 떨어졌다.

CNBC에 따르면 3월 14일 열린 음반 분야 최고 권위 시상식 그래미의 경우 923만 명이 시청해 지난해(1,869만 명)보다 51% 줄었다. 지난해 9월 20일 진행된 방송 분야 시상식 에미상도 전년보다 14% 감소한 510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봤다.

미 연예계에 골든글로브·빌보드 뮤직어워드·피플스초이스어워드 등 유사한 시상식이 범람하면서 시청자들이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던 이들 3대 시상식에조차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CNBC는 진단했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시청 행태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젊은 시청자들은 방송 1시간당 16~20분에 이르는 TV 광고 시간을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CNBC는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아카데미 시상식은 광고 방영 시간만 1시간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미국 할리우드의 주요 시상식 아카데미·그래미·에미상의 TV 시청률 집계 추이. CNBC 캡처

미국 할리우드의 주요 시상식 아카데미·그래미·에미상의 TV 시청률 집계 추이. CNBC 캡처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의 경우 어색한 구성으로 시청자의 흥미가 떨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의상상 후보자들의 의상이 소개되지 않는 등 대중적으로 덜 알려진 후보의 작품이 소개되는 장이 돼 온 아카데미 시상식의 특성이 무시된 진행 방식이었다는 이야기다.

CNBC는 이외에도 수상자들이 시상식을 정치·사회적 발언대로 활용한 데 대한 반감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아카데미 시상식 사회자로 나선 배우 레지나 킹은 작심한 듯 지난해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여러분이 할리우드의 설교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흑인 아들을 키우는 엄마로서 돈과 명성이 있어도 수많은 이들이 공포 속에 사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연예 시상식의 시청률 급락은 코로나19로 인한 콘텐츠 소비 변화와 제작 연건의 한계 때문이기도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이들 시상식은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CNBC는 닐슨의 시청률 집계가 온라인 스트리밍은 포함하지 않은 TV 시청 방식만 집계한 것이어서 실제 시청자는 더 많을 수 있다고 밝혔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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