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 첫날, 코스닥 '급락'...코스피도 약세
바이오·헬스 등 공매도 타깃 중 10% 이상 급락하기도
일부 종목에만 효과 국한..."주식 상승세 꺾진 못할 듯"

대형주에 대한 공매도가 재개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전광판에 셀트리온의 종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셀트리온은 6.20% 내린 24만9,500원에 장을 마쳤고 셀트리온제약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등도 각각 5.04%, 5.97% 급락한 12만6,300원과 10만5,500원에 마감했다. 뉴스1
1년 2개월 만에 공매도 거래가 재개된 3일, 코스닥 지수는 급락하고 코스피 역시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은 공매도 재개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지만, 유가증권시장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바이오, 헬스 등 공매도 취약 종목으로 거론된 일부 종목이 10% 이상 급락해 개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코스닥, 공매도 영향으로 -2%... 코스피는 영향 작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바이오주가 대거 포진하고 있는 코스닥은 무려 21.69포인트(2.21%)나 내린 961.76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 지난 3월 31일(956.17) 이후 최저치다.
공매도에 취약한 종목으로 분류된 셀트리온헬스케어(-5.97%), 알테오젠(-4.34%), 에이치엘비(-4.23%) 등 바이오 대표주들이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도 전 거래일 대비 20.66포인트(0.66%) 내린 3,127.20에 문을 닫았다. 5거래일 연속 하락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도 역시 신풍제약(-12.18%), 셀트리온(-6.20%), 삼성바이오로직스(-3.86%) 등 바이오주가 약세를 주도했다.
이날은 금융당국이 거래량이 많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에 한해 공매도 거래를 1년 2개월 만에 허용한 첫날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로 주가가 내려가면 싼 가격에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 방법이다. 주식 시장에 과도한 거품이 끼는 것을 방지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주가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 왔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재개 자체가 시장 전체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코스피의 경우 공매도 재개보다는 환율 상승이 이날 약세의 더 직접적인 원인으로 분석됐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미국에서 조기 테이퍼링 발언이 나오면서 뉴욕 증시가 하락했다"며 "오늘 외국인 매도는 공매도보다는 (미국 증시 하락에 따른) 달러 반등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타깃' 바이오주 중심으로 주가 큰 폭 하락... "공매도 영향 줄어들 것"

코스피 변화 추이와 공매도 금지 일지. 그래픽=송정근 기자
다만 개별 종목 단위에서는 공매도 영향을 받아 10% 이상 하락한 주식들이 속출해 개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만들었다.
신풍제약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12.18% 급락한 6만1,300원을 기록했다. 신풍제약은 자체 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가 코로나19 치료제 후보로 주목받으며 한때 주가가 20만 원 선까지 올랐으나, 가치 대비 주식이 너무 고평가됐다는 이유로 공매도 타깃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두산퓨얼셀도 전 거래일보다 10.98% 급락한 4만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관련주로 부상하면서, 1만 원대 미만이던 주가가 6만 원대까지 급등한 바 있다. 역시 가치 대비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공매도 취약 종목으로 지목돼 왔다.
이 밖에 공매도 비중이 높거나 대차잔고(빌린 뒤 갚지 않은 주식 물량) 비중이 높아 공매도 타깃 종목으로 거론됐던 에이스테크(-12.53%), 헬릭스미스(-10.59%) 주가도 큰 폭 하락하면서 수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불만을 터뜨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통틀어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1조931억 원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 거래대금이 87%(9,558억 원)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영향이 일부 종목에만 나타나고 있어 현재 주식 시장의 장기 상승 추세를 꺾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지수가 빠진 것은 공매도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다는 뜻"이라면서도 "다만 공매도 영향은 시간이 갈수록 줄어들어 다음 주쯤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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