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법무, 3일 신임검사 73명 임관식 참석
검사의 인권보호관·사법통제관 역할 강조
검찰총장 후보자 제청 질문엔 "기다려 달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3일 임관한 신임 검사들에게 “세상의 변화에 따라 검찰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열린 신임검사 임관식에 참석해 “세상이 변하고 있다. 검찰만 예외일 수 없다”며 이 같이 주문했다. 그는 “그간 우리가 외우기만 한 검찰, 언론에 박제된 검찰 역할에 대해 배짱 있게 질문을 던져야 할 때”라며 “검사들만이 스스로 새로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임관식에선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으로 제10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한 이들 가운데 73명이 검사 임명장을 받았다.
박 장관은 검사로서 첫발을 뗀 이들을 향해 “1,000명의 사람은 1,000개의 정의를 말한다”면서도 “그렇다고 검찰청 담장 안팎의 정의가 (서로) 달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공존의 정의가 필요하다”며 취임 이후 줄곧 언급해 온 ‘공존의 정의’를 다시 한번 화두로 제시했다.
박 장관은 그러면서 “세상은 그동안 검사를 무사(武士)로 불렀다. 언론은 권력자와 기업인을 구속시키고 사회적 관심을 받는 사건을 속전속결로 처리하는 검사들만 조명해 왔다”며 기존에 부각됐던 검찰의 역할을 설명한 뒤, ‘새로운 검찰상’을 촉구했다. 그는 “불의에 눈감지 않고 수사로 정의를 구현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라면서도 향후엔 ‘인권보호관’ ‘사법통제관’으로서의 검사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박 장관은 “여성, 아동, 장애인 등 권리보장에 힘써 달라” “위법한 수사, 그릇되고 과도한 법 집행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해 달라” 등의 주문을 건넸다.
이른바 ‘특별수사통’ 검사들의 직접 수사에 가려 상대적으로 조명을 받지 못했던 형사부ㆍ공판부 검사들 역할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 장관은 “형사부나 공판부 검사는 ‘골을 넣는 검사’에 비해 주목받지 못했지만, 이들이 있기에 검찰은 유지되고 온전한 법 집행이 가능하다”며 “더 이상 이들을 보이지 않는 영웅, ‘언성 히어로(unsung hero)’로 치부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신임 검사들에게 마지막 응원을 전하면서 그는 “여러분이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이다. 반사회적 범죄, 가혹한 차별, 불공정한 핍박으로부터 국민들을 지켜드리자”고 당부했다.
한편, 박 장관은 이날 임관식 참석에 앞서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 제청과 관련한 취재진 질문에는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앞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달 28일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과 구본선 광주고검장, 배성범 법무연수원장, 조남관 대검 차장검사 등 4명을 새 검찰총장 후보자로 박 장관에게 추천했다. 당초 법조계에선 이날쯤 최종 후보작 1명의 임명 제청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많았는데, 박 장관의 이러한 발언에 비춰 그 시기가 다소 늦춰질지 모른다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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