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 출판을 둘러싸고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란을 맹비난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3일 "최근 남조선에서 위대한 수령님(김일성)의 회고록이 출판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며 "상식을 초월하는 비정상적인 사태들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법조계와 보수 언론을 특정해 "무슨 '보안법' 위반이니 '이적물'이니 하고 법석대며 히스테리적인 대결 광기를 부려대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부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매체는 "남조선 당국자들도 해당 출판사에 대한 조사놀음을 벌려놓고 회고록의 출판과 보급을 막아보려 비열하게 책동하고 있다"면서 "태양의 빛을 가려보려는 반동들의 어리석은 객기, 파쑈적 망동"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출간 논란은) 참다운 언론의 자유마저 무참히 유린당하는 민주주의 폐허지대 남조선 사회의 자화상"이라고 조롱했다.
김일성의 항일무장 투쟁사를 담은 '세기와 더불어'는 지난달 1일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이 출간해 시중에 유통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평양 조선노동당 출판사에서 대외선전용으로 펴낸 원전을 그대로 옮긴 탓이다. 일부 시민단체는 법원에 책 판매와 배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경찰과 통일부 등은 실정법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정부는 회고록 출간을 목적으로 도서 반입을 승인한 적이 없다며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교보문고는 지난달 23일부터 판매를 중단했고, 다른 온라인 서점들도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이는 '출판의 자유' 논쟁으로 이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북한 출판물의 국내 출간에 문제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페이스북에 "김일성 회고록은 상당 부분이 허구인데 미사여구를 동원했다고 해서 김일성 우상화 논리에 속아 넘어갈 국민은 없다"며 "북한과 관련된 정보를 모두 통제해야 한다는 건 국민을 유아 취급하는 것이다. 국민을 믿고 표현의 자유를 보다 적극 보장하자"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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