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주년 세계 노동절을 맞아 서울 도심 곳곳에서 집회와 행진이 이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요 행사 장소엔 일부 인원만 참석한 가운데, 인근 대로에선 행진에 나선 노동자 측과 경찰들이 거리두기 방식을 놓고 대치하기도 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1일 오후 2시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제131주년 세계 노동절 대회'를 열고 조합원들의 연대를 촉구했다. 이날 본대회 대회사에 나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오는 11월 총파업을 예고하며 "하반기 110만명의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총파업으로 불평등한 세상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날 민주노총 측은 코로나19 국면에서 소득 격차와 교육 격차 등 사회적 불평등 구조가 더욱 심화됐다고 지적했다. 양 위원장은 "재벌과 대기업은 연일 사상 최대 매출과 이익을 남겼다고 떠든다"며 "그러나 재난은 노동자를 또다시 거리로 내몰고, 위기는 또다시 노동자들에게 가혹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장옥기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노동자들 등에 빨대를 꽂고 돈과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이 2021년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며 "11월 총파업을 통해 노동자들의 권리를 쟁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10분쯤부터 서울 도심에는 빗방울이 쏟아졌다. 본대회 시작과 동시에 인근 여의대로에선 금속노조 차량을 필두로 노조원들의 행진이 시작됐다. 이들은 방역 지침에 따라 9명씩 나눠 마포구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관 방향으로 마포대교를 건너 행진했다. 그러나 출발 과정에서 충분히 거리두기를 하지 않은 일부 참가자들과 경찰 측이 물리적 충돌을 빚기도 했다.
금속노조 지도부 측은 노조원들의 행진을 이끌며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건강권 보장을 촉구했다. 노조 측은 "쉬면서 일할 권리, 아프면 쉴 권리, 일할 만큼 받을 권리가 여전히 보장되고 있지 않다"며 "더이상 일터에서 죽는 노동자들이 없도록 전면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낮 12시부터 여의도 곳곳에서 9명 규모의 피케팅을 벌인 건설노조도 오후 2시 LG트윈타워를 출발해 경총회관까지 차량 행진을 진행했다.
그밖에도 '정규직 이제 그만 1천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은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중구 서울고용노동청까지 행진했다. 서비스연맹은 오전 청와대 인근에 모여 유통업계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한편 택배 차량 지상 출입을 막은 서울 강동구 아파트 사례를 언급하며 "택배·배달노동자들의 어려움을 정부가 개입해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여러 집회가 동시다발적으로 열린 서로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여의도권에서 집회별 인원 준수와 소형 무대 사용 등 집회 제한 통고를 했다. 이날 여의대로에서 경찰 측은 행진 대로에 정해진 인원 외의 사람들이 몰릴 때마다 확성기로 해산 명령을 내렸다. 서울시에서도 대로 곳곳에 2~3명씩 인력을 배치해 집회 참가자들의 방역 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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