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리는 여성암인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자가 검진을 하고 1년에 한 번 정도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게티이미지뱅크
유방암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여성이 가장 많이 걸린 암이다. 국내도 같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앙암등록본부에서 2020년에 발표한 2018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여성암 가운데유방암이 가장 많은 발생 비율(20.5%)을 차지했다. 정확한 원인이 알려지지 않은 유방암은 자가 진단과 주기적인 건강검진으로 유방 상태를 확인해야 조기에 검진할 수 있다. 엄은혜 일산백병원 외과 교수의 도움말로 유방암 궁금증을 알아본다.
-유방암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험 요인으로 가족력과 유전 인자, 높은 유방 치밀도, 조직 검사상의 비정형 증식 소견, 높은 골밀도, 흉부 고용량 방사선 치료 여부 등이 있다.
또한 장기간 여성 호르몬에 노출되는 13세 이전의 조기 초경, 55세 이후 늦은 폐경, 병합된 호르몬 대체 요법 복용 또는 경구 피임약 복용력, 출산력이 없거나 모유수유를 하지 않은 경우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조절 가능한 위험 요인에는 비만, 과음이 있다.”
-유방암 전조 증상은 있나.
“없다. 다만 가슴을 만졌을 때 만져지는 혹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이 밖에 유두에서 혈성(血性)이나 맑은 액체 분비물로 나오거나, 피부나 유두가 함몰되거나 유두 피부가 습진처럼 변해 장기간 지속적으로 진물이 나오면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흔치 않지만 ‘염증성 유방암’은 혹이 만져지지 않고 피부가 붉게 염증처럼 보인다. 유방 통증으로 병원을 찾을 때가 많지만 유방통은 유방암보다는 생리적 현상으로 발생할 때가 대부분이며 90%는 일시적이어서 자연적으로 사라진다.”
-유방암 진단은 어떻게 하나.
“다른 암처럼 유방암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므로 주기적으로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으로 월 1회 자가 검진과 연 1회 병원에서의 유방 검진을 권유 하고 있다. 유방 검사는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 검사를 주요 진단법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만져지지 않는 작은 종양도 발견 가능하다.
검사에서 발견된 종양은 검사법에 따라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유방 초음파 검사에서 발견되는 종양은 유방 초음파를 보면서 바늘로 조직 검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유방초음파 검사에서 관찰되지 않고 유방촬영술에서만 관찰되는 미세석회화 같은 경우는 두 가지 방법으로 조직을 확보한다. 우선 입체 정위 생검법이라는 유방 촬영과 컴퓨터로 위치를 확인해 진공 보조 유방생검술(흔히 ‘맘모톰’이라고 부름)로 조직을 떼어낸다. 두 번째로는 수술적인 방법으로 조직 검사를 시행하는 방법이 있다.”
-유방암 자가 검진이 가능한가.
“폐경 전 여성은 매달 월경 후 1주일 뒤, 폐경 후 여성은 매달 하루를 정해서 자가 검진을 하는 것이 좋다. 자가 검진 방법은 거울 앞에서 정면, 측면을 살피고 팔을 들어서 유방 모양을 관찰해 변화나 함몰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누워서 유방 전체와 겨드랑이를 쓸 듯이 만져보고 유두를 가볍게 짜서 분비물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다. 유방 측면과 겨드랑이를 만져보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처음 자가 검진 시, 정상 유방 조직과 혹이 감별이 어렵지만 주기적인 자가 검진으로 유방에 익숙해지면 혹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다.”
-가슴이나 겨드랑이에 혹이 만져지면 무조건 유방암을 의심해야 하나.
“혹이 만져진다고 해서 모두 유방암은 아니다. 경계가 명확하고 동그랗게 만져지며 잘 움직이는 혹은 양성(암이 아닌 혹)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유방암의 경우 만졌을 때 혹이 매우 딱딱하고 표면이 불규칙하며 주변 조직과 경계가 불분명하고 고정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자가 검진으로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호르몬제가 유방암 원인인가.
“유방암은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받을 때가 많다. 과도한 영향을 받으면 유방암이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병합한 호르몬 대체 요법을 장기간 받은 여성은 유방암 발생률이 증가한다는 연구 보고가 있다. 다만 단기간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은 유방암 발생률을 크게 증가시키지 않는다. 에스트로겐과 프로게르테론을 병합한 호르몬 대체 요법 중에 경구 피임약도 포함되며 유방암 발병 위험을 늘리지만 이런 위험은 복용 중단 후 몇 년이 지나면 사라진다.”
-유방암은 무조건 수술해야 하나.
“환자 상태와 암의 병리학적 특성을 고려해 치료법을 정한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유방암의 전신적 치료인 항암화학 치료, 내분비 치료, 표적 치료로 유방암 크기를 줄일 수 있지만 암세포가 몸에 남아 있으므로 다시 자라거나 다른 곳으로 전이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와 상담해 수술이 가능하다면 암 조직을 다 제거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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