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정당 지지율 조사, 국민의힘 28% 정체
20대 뺀 모든 연령서 하락세...여성·PK서 급락
"사면론·탄핵 부정에 '도로 한국당' 실망감" 반영
"리더십 부재 속 표류, 혁신 모멘텀 놓친 것" 분석
민주당 지지율 연속 상승? 상대 실책 '반짝 효과'
4·7 재보궐선거에서 압승한 국민의힘이 지지율 정체를 겪고 있다. 상승세를 이어받아 이뤄져야 할 혁신 작업이 보이지 않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부정 발언 등이 잇따라 발생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27~29일 전국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정당 지지도에 따르면 국민의힘 정당 지지도는 지난 주와 같은 28%로 나타났다.
국민의힘은 재보선 직후인 4월 3주차에 당 이름을 자유한국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꾼 이후 최고치를 찍으며 30%대로 올라섰지만 일주일 만에 다시 20%대로 내려간 뒤 정체된 양상이다.
특히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뒀던 서울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 지지율이 크게 떨어진 게 눈에 띈다. 선거 직후 서울, PK 지역에서 각각 31%, 35%의 지지를 받았던 반면 2주 지난 이번 조사에서는 30%, 27%로 떨어졌다. 특히 PK는 8% 포인트 차로 다른 지역과 비교해 가장 큰 하락세를 나타냈다.
연령별로는 20대를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지지도가 떨어졌다.
특히 50대에서 하락세가 가장 컸다. 재보선 직후(36%)에 비교해 9%포인트 떨어진 27%로 집계됐다. 50대에서는 2주만에 정당 지지도가 역전 되기도 했다. 선거 직후에는 국민의힘(36%) 지지율이 민주당(30%)보다 6%포인트 높았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민주당(35%)이 국민의힘(27%)을 8%포인트 차로 앞섰다.
성별로는 여성의 지지도가 선거 직후(29%)보다 5%포인트 떨어진 24%로 집계됐다.
이를 두고 '도로 한국당'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내부에서 거론된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론'이 직격탄이었다. 올해 초부터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던 지지율은 사면론이 나온 직후인 4월 4주차를 기점으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재보선 당선자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은 21일 청와대에 초청받아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자리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건의했다.
원내 최다선인 5선 서병수 의원은 전날인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많은 국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탄핵 불복까지 시사해 파장을 일으켰다.
승리에도 '과거 회귀'...중도층 실망감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쇄신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난해 국민의힘이 대국민 사과를 통해 쇄신 의지를 보였고, 일부 지지층이 돌아와 압승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라며 "선거에 이겼다고 과거 지향적 행태가 살아나는 것을 보고 '도로 한국당'으로 회귀한다고 느낀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앞으로도 과거 이미지에 갇혀 있으면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퇴장 이후 당내 리더십 부재와 대선 주자를 둘러싼 당 내 혼란이 겹쳐 지지율 하락을 부추겼다는 분석도 나왔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는 "당 전체를 틀어쥐고 선거를 승리로 이끌었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퇴장으로 당이 뚜렷한 구심점 없이 표류하는 사이에 혁신의 모멘텀을 놓쳐버렸다"며 "분위기를 살려 신속히 대선 체재로 전환해야 했는데 당내 대선 주자가 없는 상황도 혼란을 키우는데 한 몫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어부지리 '상승세' 탔지만…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재보선 참패 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1%포인트 오른 33%였다. 3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서울, 인천·경기, 광주·전라, 여성, 30대~50대, 자영업자와 사무·관리직, 진보층에서 지지율이 높게 나타났다.
민주당 역시 선거 이후 쇄신 노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국민의힘의 실책이 반등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 교수는 "상대가 아무리 못해도 스스로 준비돼야 반사 이득을 누릴 수 있다"며 "민주당 역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비판에 직면에 있는 상태라 상대의 실책으로 인한 반짝 효과가 언제까지 갈 지 장담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또는 한국갤럽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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