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다주택·고가 주택 규제 피해 지방 중저가 매물로
전세가율 높은 매물은 보증사고 위험 높아 보험 가입해야
다주택자와 고가 주택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비규제지역의 중저가 매물에 갭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공시가격이 1억 원 이하인 주택은 다주택자에 대한 취득세 중과를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세보증보험 가입률이 높지 않은 저가 매물 특성상,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높은 매물은 임차 시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당부하고 있다.
30일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갭투자 매매가 증가한 지역은 △경남 김해시(392건, 7.3%) △경북 구미시(374건, 8.7%) △충남 천안시 서북구(372건, 9.3%) △경남 창원시 성산구(332건, 17.3%) 순으로 나타났다.
1건을 제외하고는 최근 3개월간 해당 지역에서 거래된 매물 모두 공시가격 1억 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다. 유거상 아실 대표는 “최근엔 비규제지역에서 공시가격 1억 원 이하 아파트를 매입한 후 임차를 주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고가 주택에 대한 정부의 강도 높은 규제를 피해 저가 주택을 찾는 투자 수요가 지방으로 쏠렸다고 분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의 고가 아파트는 전셋값 상승률 이상으로 매매가가 뛰었고 그에 따라 고강도의 규제를 받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아니라면 매입이 부담스러운 시장이 됐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도 “다주택이라도 취득세 중과의 적용을 받지 않는 1억 이하 매물이 주로 지방에 있기 때문에 지방의 갭투자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특히 이들 지역은 탄탄한 전세 수요를 바탕으로 전세가율도 오르고 있어 투자자의 매입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KB부동산의 월간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4월 전세수급지수는 △충남 191.7 △경북 173.0 △경남 168.5등으로 수도권 평균 159.6보다 높게 나타났다. 전세수급지수는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부족’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세가율 또한 모두 전국 평균을 상회했다. 유거상 대표는 “(경북 구미시처럼) 인근에 공업단지나 산업단지가 있는 지방은 근로자들 위주의 임차 수요가 탄탄한 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세가율이 높은 주택은 전셋값이 매매가를 역전하는 '깡통전세'가 될 우려가 높기 때문에 임차 계약 시 신중해야 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최근 5년간 집주인이 전세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주택도시보증공사가 보증금을 대신 돌려준 ‘보증사고’가 늘어나고 있다”며 “전세 수요가 탄탄한 지방이라도 주택 시장의 변동성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전세가율이 높은 매물은 보증사고의 위험을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증금이 낮은 저가 매물 특성상 보증보험을 잘 들지 않으려고 하는데, 전세가율이 높은 매물이라면 보증보험을 드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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