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벤처 지원·스타트업 발굴 강화
경영 불확실성·디지털…급변하는 환경 대응
MZ직원 목소리 반영…'푸드테크' 스타트업 육성도
유통 대기업들이 사내벤처와 외부 스타트업에 손을 내밀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사업 진출이 기업의 필수 생존전략으로 떠오르면서 사내벤처를 강화하거나 외부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내외 경영 불확실성이 커졌고 유통환경은 모바일 중심으로 급변한 게 배경이다. 전통적 경영방식을 고수해온 유통 기업에도 '개방형 혁신'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젊은 직원 목소리 반영…톡톡 튀는 신사업 발굴
2일 유통가에 따르면 사내벤처는 내부 자원으로 단기간에 신사업을 발굴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사업 수단으로 업체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지 못했던 MZ세대가 주체가 돼 혁신적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이 이달 중 시작할 예정인 공유주방 사업도 젊은 직원 중심으로 이뤄진 사내벤처 프로그램 S벤처스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공유주방은 배달만 하는 요식업체에 임대료를 받고 대형주방을 함께 나눠 쓰도록 하는 임대사업이다.
LF의 사내벤처 프로그램으로 탄생한 캐주얼 브랜드 '던스트'는 기획, 생산, 마케팅 등 모든 의사결정이 MZ세대 중심으로 이뤄졌다. 절차나 규정에 얽매이지 않는 운영 방식으로 과감한 시도를 이어가 유행을 선도하는 의류 아이템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한다. '능력과 열정이 있는 직원이라면 누구나 CEO가 될 수 있다'는 게 LF가 직원들에게 내건 약속이다.
던스트가 2년 만에 흑자전환하자 LF는 경영 효율화를 위해 최근 던스트 사업부문을 분할해 독립법인 '씨티닷츠'를 설립했다. 던스트는 LF몰뿐 아니라 무신사, W컨셉, 29CM 등 온라인 플랫폼과 협업하며 고객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다.
외부 스타트업 손잡고…'푸드테크' 도전
내부 기술력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신사업에 도전할 때는 외부 스타트업과 협업하는 것도 요즘 트렌드다. 유망한 신사업으로 꼽히는 '푸드테크'가 대표적이다. 당장 수익은 없어도 '친환경' 중심으로 변할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롯데그룹은 벤처캐피털 롯데액셀러레이터를 통해 식음료 관련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푸드테크 스타트업 육성에 나섰다. 대기업 중심의 '연구개발(R&D)'을 넘어 푸드테크 스타트업과 '연결개발(C&D)'을 모색하고 미래 식음료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는 게 목표다. GS리테일·GS홈쇼핑과 CJ도 각각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넥스트 푸디콘', '오벤터스'를 통해 최근 푸드테크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구조상 대기업이 추진했을 때보다 작고 유연한 스타트업을 활용하면 훨씬 빠르게 성과가 나타날 수 있다"면서 "디지털 대전환이 가속화하는 환경에서 스타트업과의 협업은 단순히 기술 확보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기업의 생존을 위한 수단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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