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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위해 "산소통 구해요" 트윗 올렸다 기소된 인도 청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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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위해 "산소통 구해요" 트윗 올렸다 기소된 인도 청년

입력
2021.04.30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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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허위 정보로 공포 조성했다"
정부, 온라인 비판 여론 탄압 계속

30일 인도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서 병원 직원들이 빈 산소통을 운송 트럭에 집어넣고 있다. 벵갈루루=AFP 연합뉴스

30일 인도 카르나타카주 벵갈루루에서 병원 직원들이 빈 산소통을 운송 트럭에 집어넣고 있다. 벵갈루루=AFP 연합뉴스

'산소통 급히 구합니다.'

26살 인도 청년 샤샹크 야다브는 이 한 문장 때문에 재판에 넘겨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중한 할아버지를 구하려는 마음에서 올린 트윗이 비판 여론에 바짝 날이 선 정부의 눈 밖에 난 탓이다. 사회 공포를 야기하는 허위 정보 유포라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29일(현지시간) 현지매체에 따르면 야다브는 산소가 부족하다는 잘못된 소문을 퍼뜨려 공포감을 조성한 혐의(허위사실 유포)로 기소됐다. 경찰은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는 이들에게 이번 사건이 경고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제가 된 트윗은 산소통을 구한다는 내용이 전부였다. 인도 내 코로나 상황을 묘사하거나 정부에 대해 비판하지도 않았지만 경찰은 이를 허위 사실로 분류했다.

앞서 지난 26일 야다브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병상 부족으로 입원 치료를 받지 못하자 직접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해 산소통을 구하러 나섰다. 홍보를 위해 발리우드의 유명 배우인 소누 수드를 태그하고 현지 언론에 제보도 하면서 야다브의 사연은 빠르게 인도 전역으로 퍼졌다. 그러나 치료를 받지 못한 할아버지는 결국 26일 밤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수사를 맡은 현지 경찰은 야다브 할아버지의 코로나19 감염 자체도 부인하고 있다. 담당 경찰국장은 인터뷰에서 "야다브는 (의료기관에) 산소통을 요구하지도 않았고, 그의 할아버지는 코로나19 양성 환자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야다브가 살고 있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는 누적 확진자 112만 명, 사망자 1만1,414명으로 코로나19 피해가 극심한 지역 중 한 곳이다.

인도 정부의 온라인 여론 탄압은 끊이지 않고 있다. 정부가 '모디 사임'(#ResignModi)이라는 해시태그가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서 유행처럼 번지자 관련 글을 삭제하거나 접근 차단하도록 기업들에 압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코로나19 대응 실패로 들끓는 여론을 일단 막고 보자는 정부의 행태에 거센 비판도 나왔지만 정부 기조의 변화는 없었다. 인도에서는 29일 하루에도 3,600명이 코로나19로 숨졌고 무려 38만 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홍승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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