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vs KCC 3일 개막
최고 외국인 선수 맞대결
송교창·오세근, 신·구 MVP
이정현·전성현, 선·후배 슈터
전창진·김승기 감독 대결까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남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전주 KCC 전창진 감독(왼쪽부터), 이정현, 안양 KGC인삼공사 전성현, 김승기 감독이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양발 태풍'의 중심의 선 제러드 설린저(KGC인삼공사)와 KBL리그의 터줏대감 라건아(KCC)가 정면 충돌한다. 3일부터 열리는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이 그 무대다.
설린저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정규리그 269경기를 뛰며 통산 두 자릿수 평균 득점(10.8점)을 기록한 KBL(한국농구연맹) 역대 최고 경력을 가진 외국인 선수다. 3월 팀에 합류해 예열을 마친 후 포스트시즌 6경기에서 평균 38분3초를 뛰며 30.8득점 12.2리바운드 3.5어시스트로 팀을 챔프전까지 올려 놨다.

KGC인삼공사 제러드 설린저가 26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 숀 롱을 앞에 두고 외곽슛을 쏘고 있다. 안양=연합뉴스
특히 4강 플레이오프에선 정규리그 외국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울산 현대모비스 숀 롱을 압도했다. 16년 전 KGC인삼공사의 전신 SBS에서 맹활약한 단테 존스의 재림이라 말할 정도의 신드롬이다.
이에 맞서는 라건아는 2012년부터 KBL리그에서 뛰며 4차례 우승에 앞장선 '타짜'다. 2018년에는 특별 귀화를 통해 이중국적을 얻어 국가대표로까지 선발됐다.

전주 KCC 라건아가 29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호쾌한 덩크슛을 성공하고 있다. 전주=연합뉴스
설린저만큼 팀내 절대적인 비중이다. KCC는 라건아가 부진한 4강 플레이오프 3, 4차전에서 각각 45점, 21점 차로 대패했고, 40분 풀타임을 뛰며 더블더블(22득점 25리바운드)을 기록한 5차전은 승리해 챔피언전에 올랐다.
전창진 감독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예전에는 자기 주장이 강하고, 잘 안되면 포기하는 모습도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시즌에는 팀에 없어선 안 되는 훌륭한 선수가 됐다”고 치켜세웠다. 김승기 KGC인삼공사 감독 역시 “설린저를 영입하려고 영상을 많이 봤고, 부상으로 좀 쉬어서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능력이 워낙 좋아 확신을 가졌다”며 “스스로 내 눈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양팀은 정규리그 1ㆍ3위 팀답게 외국인 선수뿐만 아니라 국내 최고의 선수, 코치진이 포진해 있어 팽팽한 승부가 예상된다. KCC에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MVP 송교창이, KGC인삼공사에는 2016~17시즌 MVP 오세근이 버티고 있다. 송교창은 발가락 통증으로 4강전 1~3차전에 결장했지만, 4차전부터 나서 팀의 챔프전 진출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오세근도 4강 플레이오프부터 평균 출전시간을 11분가량 늘리며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득점(14.6점)에, 7리바운드, 2어시스트 등을 기록했다.
KCC 이정현과 KGC인삼공사 전성현의 슈터 대결도 볼 만하다. KGC인삼공사 출신의 이정현은 “KCC로 온 이유는 챔피언 반지를 끼기 위해서다”며 “KCC에 통합우승을 안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30일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전주 KCC 이정현(왼쪽)과 안양 KGC인삼공사 전성현이 우승 트로피를 앞에 두고 미소를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전성현은 “4시즌 전 우승 때는 (이)정현이형과 룸메이트를 하며 빨래도 하고 심부름도 했는데 이제는 미디어데이에 함께 나와 이야기도 하게 됐다”며 “정현이형이 나를 막는다면, 골을 넣을 때 더 짜릿하고 즐거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성현은 4차전, 이정현은 6차전 승부를 예상했다. 전성현은 “9일(4차전 예정일)이 문성곤 생일인데 생일 선물로 우승 트로피를 들게 해주고 싶다. 11일(5차전 예정일)은 (양)희종이형 생일인데, 가족과 편하게 생일을 지내게 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정현은 “(전성현이) 챔피언결정전이 처음이라 흥분을 많이 한 것 같다. 1차전에서 챔피언결정전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여기에 양팀 사령탑인 전창진 감독과 김승기 감독은 용산고 선후배이자 과거 TG삼보에서 감독과 선수로 뛰었다. 이후 감독과 코치로도 동부, KT 등에서 2015년까지 함께 했다. 김승기 감독은 “날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주신 분이지만 승부에선 꼭 이기고 싶다”고 도전장을 던졌고, 전창진 감독은 “KBL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감독이고, 팀을 상당히 잘 만든 훌륭한 감독이 됐다. 김 감독에게 이번에 배우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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