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국 100주년 기념 전시회, 수원박물관에서
‘수원의 유관순’이라 불리는 독립운동가 이선경(1902~1921)의 순국 100주년을 맞아 수원박물관이 ‘수원 산루리의 독립영웅들’을 전시한다.
29일 수원박물관에 따르면 이달 30일부터 올 7월 4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이선경을 비롯한 수원 산루리 출신 독립운동가들을 재조명하는 ‘수원 산루리의 독립영웅들’ 전시회를 연다. 독립운동가들의 사진, 관련 유물과 자료 등 100여 점이 전시된다.
당시 산루리는 지금의 팔달구 중동·영동·교동 일원으로 수원에서 가장 먼저 일제의 침탈을 받은 지역이다. 조선시대에 팔달문 밖 마을을 ‘산루동’이라 부르기도 했다. 당시 산루리 주민들은 일제의 억압과 수탈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방식으로 독립운동에 나서며 일제에 대항했다.
이선경도 산루리 출신이다. 그는 1919년 3·1운동 나흘 뒤인 3월 5일 서울에서 유학 중 학생만세운동이 일자, 이에 동참했다가 일본 경찰에 붙잡혔다가 다행히 무죄로 풀려났다.
이후 수원으로 내려온 그는 수원지역 학생들이 주축이 된 비밀결사단 ‘구국민단’에 합류, 1920년 중국 상해에서 발행하던 독립신문을 마을에 배포하며 독립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또 일본 경찰 등에 의해 숨진 독립운동가 유족들을 돕는 한편 학생들에게 “간호사가 돼 독립운동가를 도와주자”며 독려하기도 했다.
그는 독립자금을 모아 상해 임시정부로 떠나려는 찰나 일제에 발각돼 서대문형무소에서 8개월 동안 옥고를 치렀다. 이 과정에서 일제의 고문으로 재판에 나오지 못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궐석재판(피고인이 출석하지 않고 진행하는 재판)으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돼 풀려났지만 석방 9일 만에 눈을 감았다.
그의 나이 19세 되던 해다.
이번 전시회는 이선경 외에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으로 수원의 3·1운동을 주도한 김세환(1889~1945), 김세환을 도와 3·1운동을 이끌고 수원 신간회와 사회운동을 이끌었던 김노적(1895~1963), 구국민단 단장으로 활약한 박선태(1901~1938), 수원 곳곳에 격문을 붙여 조국의 독립의지를 고취한 김장성(1913~1932), 사회주의 독립운동으로 세 차례나 검거됐던 차계영(1913~1946), 총독 암살을 계획한 조득렬(1910~1961), 1902년 미국에 이민해 미주 독립운동에 나선 이병억(1897~1973) 등 산루리 출신 독립운동 영웅들이 소개된다.
수원박물관 관계자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투신한 산루리 독립운동 영웅들의 희생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밑거름이 됐다”며 “많은 시민이 전시회를 관람하시고, 산루리 독립운동 영웅들을 기억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