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덕동 아파트, '택배 갈등' 호소문 비치 경찰 신고
노조 "갈등 해결하려고 호소한 것...고발은 너무해"
"입주자 대표회의 대화 의지 없어...총파업도 고려"
"택배사, 입주자 대표회의와 공범...전면에 나서야"
택배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동 아파트 측이 집 앞에 인쇄물을 붙인 택배기사를 신고한 것과 관련해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측이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과정인데 경찰에 고발까지 한다는 것은 너무한 처사가 아니냐"고 비판했다.
강민욱 택배노조 교육선전국장은 28일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아파트의 자체 결정으로 택배노동자들의 노동 환경이 굉장히 후퇴했고, 그것을 알리고자 유인물을 곳곳에 비치한 것을 주거침입으로 고발한 것"이라며 "규정을 어기지 않았다는 게 아니라 너무한 것 아니냐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아파트 측이 1일부터 단지 내 지상 도로 차량 통행을 금지하면서 촉발돼 한 달 넘게 이어지고 있다. 양측의 대치 상황에서 택배 노조 측이 호소문을 집 문 앞에 비치했고, 아파트 측은 이들을 주거침입 혐의로 신고했다.
해당 아파트 측에서는 이번 고발건과 관련해 "광고 홍보를 할 때는 노출 비용을 지불하고 게시를 해야하지만 택배 노조 측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강 국장은 "아파트 내에서 택배 노동자들 현실에 대해서 호소하고자 유인물을 문 앞에 하나씩 비치하는 활동을 했었는데 1시간 반 정도 진행하고 나서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 찾아왔다"며 "그때 바로 중단을 했는데 관리사무소에서 신고한 경찰 분들이 오셔서 출석을 요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강 국장은 해당 유인물과 관련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가 내린 일방적 결정이 택배 노동자의 노동현실에 어떤 악영향을 주는지 자세하게 설명을 하고 왜 그런 결정이 대안이 될 수 없는지를 밝혔다"며 "택배 노동자들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택배물을 전달해주고 싶고 함께 해달라 호소하는 내용이었다"고 소개했다.
강 국장은 아파트 측에서 1년 동안 유예 기간을 주었다고 주장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이미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택배 노동자들은 배제돼 있는 상황"이며 "우리에게 심각한 노동조건 후퇴를 가져오는 결정을 내려놓고 1년의 시간을 줬으니까 이것은 일방적인 게 아니라고 주장한다는 건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에서 보낸 공문을 보면 CJ대한통운 해당 배송담당팀과 다 논의를 했다고 했는데 확인해 보니 본사나 대리점 차원에서 합의한 적이 없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 "아파트 측 대화 의지 없어...택배사 나서야"
강 국장은 "이미 전국에 많은 아파트들이 지상 차량 출입을 금지하고 있고 얼마 전에 한 뉴스에서도 나왔는데 다산 신도시의 기사 분들을 포함해 많은 택배 기사들이 손수레로 힘들게 일하고 있다"며 "그분들이 겉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고 일을 하고 있다고 해서 잘 배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에게 이 문제를 꼭 해결했으면 좋겠다, 아파트 갑질 너무 힘들다, 이런 말씀들을 많이 한다"며 "택배 원청과 대리점, 그 밑에 택배기사는 을 중에 을이기 때문에 이 상황에서 그런 말 할 수 없다"고 전했다.
강 국장은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는 사실상 어떠한 대화나 이런 것들이 의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저희는 대화를 하려고 하고 이제부터는 택배사가 문제에 대한 책임을 갖고 대안을 마련해야 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총파업 등 단체 행동과 관련해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택배사를 향해 "자기 회사에 소속된 노동자가 어떤 노동환경의 변화, 건강상 문제가 유발되는 상황에 직면하면 회사가 직접적으로 그것에 대해서 대응해야 되는데 아무런 대응을 안 하고 있다"며 "사실상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의와 공범이라고 규정하고, 이 택배사가 적극적인 대안을 내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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