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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바닥에 숨어 쉬던 어린이대공원 청소노동자, 벤치 앉아 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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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바닥에 숨어 쉬던 어린이대공원 청소노동자, 벤치 앉아 쉰다

입력
2021.04.28 14:39
수정
2021.04.28 14:59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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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객 피해 유령처럼 쉬었지만
시민 제안으로 '전용 벤치' 마련돼

서울어린이대공원 야외공간에 설치된 청소노동자 전용 휴식 벤치. 서울시 제공.

서울어린이대공원 야외공간에 설치된 청소노동자 전용 휴식 벤치. 서울시 제공.

그간 흙바닥이나 바위에 앉아 쉬었던 서울어린이대공원 청소노동자들이 편안하게 휴게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전용 벤치’가 마련됐다.

서울시는 광진구 소재 서울어린이대공원 야외 공간에 청소노동자들을 위한 ‘휴식충전소 벤치’를 시범 설치했다고 28일 밝혔다. 휴식충전소 벤치는 발 받침대와 청소도구 거치대 등이 장착된 의자로, 청소노동자들의 휴식 목적으로 개발됐다.

그동안 이곳 청소노동자 39명의 휴식은 ‘불편한 쉼’이었다. 공원 내 휴게시설이 있지만 드넓은 공원에서 흩어져 일하는 탓에 쉬기 위해 휴게시설을 찾는 게 오히려 일처럼 여겨졌을 정도. 그래서 노동자들은 인적이 드문 곳을 찾아 흙바닥이나 돌 위에서 숨을 돌려왔다.

전용 벤치가 마련됨으로써 노동자들이 보다 편안히 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청소노동자 A씨는 “근로 중 휴식은 당연한 권리임에도 괜히 위축되고 불편한 마음에 편하게 쉬지 못했다”며 “관심을 두고 배려해주는 시민이 많아 감사하고 더 쾌적한 환경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용 벤치 설치는 시민이 먼저 제안하면서 이뤄졌다. 대학생 고대호 씨가 ‘서울시 디자인 거버넌스’를 통해 시에 아이디어를 냈고, 청소노동자와 디자인 전문가 등이 함께 디자인에 참여해 지금과 같은 모습의 벤치가 탄생했다. 시는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과 청소노동자의 인터뷰가 담긴 패널도 벤치에 부착해 청소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나설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청소노동자의 휴게 공간 조성은 공공이 관심 가져야 할 최소한의 환경인권”이라며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공공간에 확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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