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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율곡로 공사 늦은 건 의지 문제" 매서운 첫 질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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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율곡로 공사 늦은 건 의지 문제" 매서운 첫 질책

입력
2021.04.27 18:44
수정
2021.04.2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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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일제강점기 때 단절된 창경궁과 종묘를 녹지로 연결하는 '율곡로 도로구조개선공사' 현장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공사 사업 추진 경과 보고를 받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27일 일제강점기 때 단절된 창경궁과 종묘를 녹지로 연결하는 '율곡로 도로구조개선공사' 현장을 찾아 관계자로부터 공사 사업 추진 경과 보고를 받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임 시절 추진했던 종로구 율곡로 공사 현장을 27일 방문해 공사가 늦어졌다고 질책했다.

오 시장은 이날 현장에서 “(공사기간이) 길어야 5~6년이라 생각했는데 10년 이상 걸렸다”며 “뭐든지 의지의 문제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로서는 상당히 애정을 갖고 시작한 사업인데 늦어졌다”며 “(율곡로를) 지나갈 때마다 올해는 끝날까 내년에는 끝날까 했는데 1년 더 걸린다니까 답답하다”고 했다.

율곡로 도로구조 개선공사는 오 시장이 재임하던 2010년 시작했다. 상습 정체구간인 율곡로를 기존 4차선에서 6차선으로 확장하면서 지하화하고 터널 상부에는 녹지를 만들어 창경궁과 종묘를 연결하는 사업이다. 당초 완공 목표는 2013년이었지만 굴착공사에서 조선시대 담장기초가 발견되면서 완공이 늦어졌다.

오 시장은 문화재청과 협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에 “진즉에 협의해야 했던 것 아니냐”며 “(공사를) 12년째 하고 있는데 담장 복원 때문에 1년이 더 걸리는 거냐”고 물었다.

율곡로 개선 공사가 늦어진 원인은 문화재청 협의와 율곡로 통행량에 있다. 새롭게 발견한 담장 선에 맞춰 도로를 낮추기 위해 전체 설계를 새롭게 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만 14차례 받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나무 하나 옮기는 것도 문화재청과 상의해야 한다”며 “파낸 흙도 반출하면 안 돼 보관했다가 다시 가져왔다”고 했다.

상습 정체구간인 율곡로 통행량도 공사에 영향을 줬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선을 유지하면서 한 개 차로씩 공사해 도로를 낮췄다”며 “그러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 시장은 꼼꼼하게 현장을 둘러봤다. 공사현황을 보고받은 뒤에는 “지지난 주에 보고할 때는 동서 간 보행로가 없다고 하지 않았느냐”며 “잘못 알고 보고를 했던 것이냐”고 매섭게 질책했다.

보행로 조감도에서 철제 담장을 보고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지적하기도 했다.

율곡로 지하도로는 올해 6월, 상부의 녹지와 보행로는 내년 준공이 목표다. 현재 공정률은 약 86%다. 다만 서울시는 문화재청의 현상변경 허가 절차에 따라 완공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창경궁과 종묘는 과거 하나의 숲으로 이어져 있었지만 일제강점기인 1931년 율곡로가 생기면서 단절됐다.

오 시장은 이날 “일제가 남의 나라 왕궁 한가운데 길을 내는 만행을 저질렀다”며 “교통량이 많은 도로를 없애는 건 불가능하니 종묘와 창경궁을 잇는 형태로 역사를 복원하자는 게 원래 공사 취지”라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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