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7일 다국적 제약사 노바백스의 스탠리 어크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이 자리에서 노바백스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신속한 허가' 지원을 약속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전담심사팀을 설치해 노바백스 백신 도입에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코로나19 백신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기술이전 생산 방식에 대한 계약 기간을 올해 말에서 내년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노바백스 백신은 국내 기업 SK바이오사이언스가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하고 직접 판매하고 있어, 정부는 보다 원활한 수급을 기대할 수 있다. 청와대는 "백신 생산과 공급에 대한 파트너 관계가 공고하게 됐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노바백스 CEO "나보다 대통령이 더 잘 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어크 CEO를 접견했다. 문 대통령이 먼저 노바백스 백신에 대해 △임상시험 과정에서 탁월한 면역 효과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높은 효과 △별도의 콜드체인(저온 유통체계) 불필요 △상대적으로 긴 유통기간(2~3년)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한국 국민들은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어크 CEO는 "나보다 더 잘 안다"며 화답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어크 CEO는 원자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한국 정부가 많은 도움을 줬다는 점을 언급하며 감사를 전했다.
백신 생산기간 연장으로 韓·노바백스 '윈윈'
문 대통령은 노바백스 백신의 신속한 허가에 대한 협력을 약속했다. 이를 위해 노바백스 측은 필요한 자료를 조기 제출하고, 식약처는 백신의 안전성, 효과 등을 신속하게 검토할 방침이다. 현재 노바백스는 영국에서 임상 3상을 마친 뒤 영국과 유럽 등에서 사용 허가 신청 절차를 진행 중이다.
노바백스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내년까지 연장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당초 계약에 따르면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 원액 생산은 올해 말까지, 완제 충전은 내년까지였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술이전 방식으로 생산하면 생산자가 물품 판매를 결정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에) 굉장히 유리하다"고 소개했다. 백신 생산 기간 연장과 이로 인해 기대되는 물량 확대는 장기적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백신 생산 허브' 구상과 맞닿아있다.
어크 CEO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제조 역량이 뛰어난 훌륭한 협력사"라고 말했다. 또 "앞으로 (코로나 백신을) 독감 백신과 결합해 한 번 접종으로 (둘 다) 예방 효과를 낼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매년 독감 백신을 접종하는데, 코로나 백신과 한번에 맞을 수 있다면 매우 편리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정부는 노바백스로부터 총 2,000만 명분의 백신을 도입하기로 계약한 바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추가 물량 계약 논의 여부에 대해 "물량 자체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면서도 "직접 생산 방식이 되면 물량도 가능한 범위에서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