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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6기' 끝에 간호사 꿈 이룬 결혼이주여성 탁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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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6기' 끝에 간호사 꿈 이룬 결혼이주여성 탁현진

입력
2021.04.2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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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전6기' 끝에 간호사 꿈 이룬 결혼이주여성 탁현진(오른쪽)씨와 남편 유영현씨. 남원시 제공

'5전6기' 끝에 간호사 꿈 이룬 결혼이주여성 탁현진(오른쪽)씨와 남편 유영현씨. 남원시 제공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이 남편의 헌신적 도움으로 정식 간호사가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베트남 호찌민 출신인 탁현진(36)씨.

27일 전북 남원의료원에 따르면 탁씨는 지난해 2월 간호사 국가고시에 합격한 뒤 지난 3월부터 남원의료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보건직 8급이다. 전북에서 결혼이주여성이 간호사가 된 첫 사례이고, 전국에서 두 번째다.

탁씨는 "남편의 헌신적인 뒷바라지가 있어 간호사가 될 수 있었다"며 공을 남편에게 돌렸다. 남원시 환경미화원 유영현(57)씨와 2006년 5월 결혼한 탁씨는 낯선 한국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좌절할 때마다 남편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처음엔 남원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한글을 배우면서 교육이수로 끝내려고 했으나 남편이 가정형편 때문에 포기했던 공부를 다시 해보면 어떻겠냐고 권유해 용기를 얻어 간호학을 공부하게 됐다.

6남매 중 장녀로 태어나 농사를 짓고 동생들을 돌보며 자란 그는 친척 언니가 한국 남자와 결혼해 사는 모습을 보고 자신도 제2의 인생을 한국에서 살기로 마음먹었다. 특히 친동생이 어릴 때부터 천식과 감기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서 간호사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5전6기' 끝에 간호사 꿈 이룬 결혼이주여성 탁현진씨. 남원시 제공

'5전6기' 끝에 간호사 꿈 이룬 결혼이주여성 탁현진씨. 남원시 제공

2012년 임실에서 고교를 졸업한 탁씨는 곧장 전주비전대 간호학과에 입학했다. 탁씨가 대학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동안 남편이 육아와 살림을 맡아줘 학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

하지만 탁씨는 간호사 국가고시에 5번이나 낙방했다. 5년 동안 도서관에서 살다시피 하면서 전문 의학용어를 휴대폰 통역앱을 통해 베트남어로, 다시 한국어로 번역해 가면서 공부했다. 2015년 대학을 졸업하고 2019년까지 5번 시험을 치뤘으나 매번 고배를 마시다가 지난해 2월 합격했다. 남원의 한 병원에서 올해 2월까지 6개월 정도 수련과정을 거쳐 올 3월 남원의료원에 정식 입사했다.

탁씨는 "새벽 근무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의 육아와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해 준 남편의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결코 꿈을 이룰 수 없었다"며 "국적을 초월해 환자들이 의사전달의 어려움 없이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전주= 김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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