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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 줘도 일할 사람 없어…대학 동아리방에도 SOS” 농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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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돈 줘도 일할 사람 없어…대학 동아리방에도 SOS” 농가 울상

입력
2021.04.26 19:5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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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철 맞아 전국 농가 인력 확보 비상
코로나로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막혀
지자체, 농촌 일손돕기 대책 마련 분주

마늘 수확철을 앞두고 제주지역 마늘재배 농가들마다 인력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지난해 농협 직원들이 마늘수확 일손돕기에 나선 모습. 농협제주본부 제공

마늘 수확철을 앞두고 제주지역 마늘재배 농가들마다 인력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사진은 지난해 농협 직원들이 마늘수확 일손돕기에 나선 모습. 농협제주본부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해를 넘겨 이어지면서 농번기를 맞은 전국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부터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사실상 막힌 데 이어 올해는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자원봉사 발길마저 크게 줄었다. 각 지자체는 향우회, 지역 대학 동아리방에까지 손을 내밀어 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 농사 규모를 줄이거나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마늘 농사를 짓고 있는 이모(65)씨는 26일 “양파 농가들이 이달 초 수확 때 9만 원을 주고 사람을 썼지만, 그보다 약간 늦게 수확에 들어간 농가는 5만∼6만 원을 더 주고도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는데, 보름 뒤 마늘 수확이 걱정”이라며 “내년엔 농사를 짓지 않을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 달 10일쯤부터 시작되는 마늘 수확을 앞두고 제주지역 마늘 재배 농가들이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작년에는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외국인이라도 있어 그 도움으로 농사를 지었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작년부터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입국이 사실상 막히면서 일손 구하기가 작년보다 더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농협제주본부 관계자는 “도내에서도 꾸준히 확진자가 나오면서 각급 기관·단체 일손 돕기 자원봉사자 발길이 줄었다”며 “외국인 근로자 감소에 자원봉사자까지 줄어들어 작년보다 인력난이 심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마늘 농사를 포기하는 농가도 속출하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도내 마늘재배 면적은 약 1,300㏊로, 전년 대비 40%가량 줄었다.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는 제주 마늘은 인력 의존도가 높은 농사에 속한다. 기계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파종부터 수확까지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만 이뤄진다. 도 관계자는 “재배 면적 감소는 지난해 마늘 가격 하락 여파도 있지만, 인력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농촌 인력난은 전국적 현상이다. 고령화 등으로 농촌 인력 부족 문제가 새삼스럽진 않지만, 코로나19 여파가 해를 넘겨 이어지면서 전국 농촌은 올해 한계에 봉착했다. 각 지자체는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효과는 의문이다.

충남도는 현재 코로나19로 고국으로의 출국이 지연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 600여 명을 고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도청 전 부서는 물론 향우회와 지역대학 동아리방까지 찾아 '국민참여형 일손 돕기'라는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각 지역의 군부대 등 유관기관 협조를 통해 인력을 수급하는 대책은 기본적으로 추진하면서도 추가 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전북도와 경남도는 올해 농촌 인력 지원을 위해 별도 예산을 책정했다. 예산은 원정 작업자들의 왕복 교통비, 숙박비, 상해 보험료 등으로 지출된다.

농협제주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대학생봉사단을 올해 재개할 계획이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예년보다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제주= 김영헌 기자
충남= 이준호 기자
전북= 김종구 기자
경북= 김정혜 기자
경남= 권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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