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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만 진정되면 '폭풍 쇼핑'? ...한국은행 전망은 "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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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만 진정되면 '폭풍 쇼핑'? ...한국은행 전망은 "NO"

입력
2021.04.26 16: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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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민간소비 점차 회복하지만
이미 작년에 자동차, 가구 소비 늘어
저축도 늘어 소비 증가세 더딜 수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여도 억눌렸던 소비심리가 빠르게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미 지난해 대면활동이 줄면서 한번 구입하면 잘 바꾸지 않는 내구재 소비가 대폭 증가한 데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집집마다 저축을 늘릴 수 있다는 게 그 이유다.

한국은행은 26일 이런 내용을 담은 '향후 펜트업(pent-up) 소비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발표했다. 펜트업 소비란 특정 요인 때문에 억눌렸던 소비가 빠르게 재개되는 현상을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위기로 사람들은 지갑부터 닫았다.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 대비 1.0% 감소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대면활동이 줄면서 민간소비 감소폭(-4.9%)은 이를 훨씬 웃돌았다. 부문별로는 오락·스포츠(-21.3%), 교육서비스(-15.4%), 음식·숙박(-12.7%), 의류·신발(-16.5%) 등의 소비가 모두 크게 감소했고, 내국인의 국내(-64.4%) 및 국외여행(-58.5%)도 급감했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되면 그동안 위축돼온 민간소비도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지난해 소비 감소분은 민간소비(명목)의 약 4%포인트로 추정되는데, 정부의 재정 지원 등에 힘입어 펜트업 소비가 점차 되살아날 것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하지만 앞으로 민간소비가 분출되는 속도는 비교적 더딜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소비 위축에도 자동차나 전자제품, 가구 등 수명이 긴 내구재 소비는 1년 전보다 11.4% 늘어나는 등 오히려 활발했기 때문이다. 여행이나 대면활동과 관련한 소비를 줄이는 대신, 목돈이 들어가는 내구재를 더 사들였기 때문이다. 한은은 "내구재 소비가 이미 장기추세를 상회하고 있어, 추가로 빠르게 늘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계가 저축을 늘린 것도 소비 증가를 억제하는 요인이다. 코로나19 위기를 계기로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계가 소비 대신 저축을 선택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실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국내 가계저축률은 3.6%(2009~2014년)에서 6.0%(2019년)로 크게 늘었다. 특히 지난해 가계저축은 저소득층보다 고소득층 중심으로 더 많이 늘었는데, 소비성향은 통상 고소득층이 더 낮다고 알려져 있다.

이용대 한은 조사국 과장은 "펜트업 소비가 점차 현실화되겠지만, 소비 전개 양상에는 감염병 확산과 백신 보급이 주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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