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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억 들여 개발한 '서울에코마스크' 5개월째 방치,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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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1억 들여 개발한 '서울에코마스크' 5개월째 방치, 왜?

입력
2021.04.27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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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빨아 쓸 수 있는 '서울에코마스크' 개발
5개월째 상용화는커녕 식약처 인증도 못 받아

서울 에코마스크. 서울시 제공

서울 에코마스크. 서울시 제공

서울시가 1억 원을 들여 개발한 '다회용 마스크'가 개발 5개월이 지나도록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개발만 해놓고 상용화 노력을 경주하지 않은 결과다. ‘혈세 낭비'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해 3월 마스크 대란 당시 산하기관인 서울기술연구원에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친환경 마스크 개발을 위탁했다. 연구원은 업체 공모를 받아 12월 '서울에코마스크'를 최종 개발, 발표했다. 기존 의료·보건용 마스크에 사용되는 필터를 대체할 수 있는 소재를 개발, 접목한 마스크다. KF94 수준의 여과 성능을 갖고 있고, 두 차례 세탁 뒤에도 KF80 수준의 성능을 유지한다.

그러나 기술연구원과 개발업체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 신청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식약처 인증을 받아야 'KF(Korea Filter)' 마크를 붙여 판매할 수 있지만, 그 노력을 하지 않은 것이다. 세금 낭비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기술연구원 관계자는 "개발한 필터가 신소재라서 기존의 MB필터에 기반한 식약처 인증이 쉽지 않아 신청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신소재라도 성능, 독성 자료 첨부해 인증 신청을 하면 된다”며 “문제가 없으면 허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연구원의 설명과 달리 식약처 인증을 받더라도 상용화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연구원 관계자는 “현재 민간 제작 마스크 공급이 원활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마스크를 개발한 업체에서도 상품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털어놨다. 결국 마스크 수급 전망 등 치밀한 분석 없이 거액을 들여 개발에 뛰어들었다가 세금만 낭비한 것이다.

하지만 시 관계자는 "시의 투자로 국내에서 관련 기술을 개발한 것에 의미가 있다"며 "기술은 남아 있으니 언제라도 차후에 국내 마스크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식약처 인증을 검토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우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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