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랑방의 전성기를 이끈 디자이너 알버 엘바즈가 2006년 한 패션쇼 무대에 등장하자 관람객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 1세대 명품 브랜드 ‘랑방’의 전성기를 이끈 이스라엘 디자이너 알버 엘바즈(59)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투병하다 사망했다.
25일(현지시간) APㆍAFP통신 등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15년까지 랑방 수석 디자이너로 일한 엘바즈가 파리 근교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스위스 명품 그룹 리치몬트의 요한 루퍼트 회장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업계에서 가장 총명하고 가장 사랑받는 인물을 잃었다”고 애도했다. 이어 “나는 그(엘바즈)의 총명함, 감수성, 관대함, 제약 없는 창의성에 언제나 사로잡혔다”면서 “남다른 따뜻함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었고 독특한 시야와 미적 감각, 공감 능력은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고 고인을 추억했다. 랑방을 나온 엘바즈는 2019년 자신만의 레이블인 ‘AZ 팩토리’를 출시한 뒤 리치몬트와 협업했다.
엘바즈는 랑방을 고품격 명품 반열에 올려 놓은 대표 디자이너다. 그가 랑방에서 선보인 검은색 미니 칵테일 드레스는 나탈리 포트먼, 케이트 블란쳇, 시에나 밀러 등 할리우드 배우들이 즐겨 입은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랑방 대주주인 대만 미디어 재벌 왕쇼 란과 마찰을 빚다 해고됐다.
1961년 모로코에서 태어난 엘바즈는 1980년대 미국 뉴욕으로 건너오기 전까지 이스라엘에서 자랐다. 1996년 기라로쉬 수석 디자이너로 뽑혀 파리에 왔다. 1998년 입생로랑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다가 구찌가 입생로랑을 인수하면서 회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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